대형 업체 중심 구조 속 틈새시장 공략
정보의 투명성·가격 경쟁력 앞세워
첫장·장서 등 신생 플랫폼 정착 모색
대형 업체들이 주도하는 10조원 규모의 국내 상조시장에 온라인 플랫폼에서 시작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들 온라인 장례 플랫폼은 정보의 투명성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전략으로 시장 내 '공룡'에 도전장을 냈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24년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주요 정보 공개'에 따르면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가입자는 892만 명, 선수금 규모는 9조4486억 원이다. 전체 선수금의 86.9%는 프리드라이프, 보람상조 등 대형 상조업체 14곳에 집중돼, 이들 업체가 상조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이런 견고한 시장 구조 속에서 온라인 장례 플랫폼은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상조 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소비자는 장례식장 등의 정보를 얻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이를 겨냥해 여러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자가 정보를 한눈에 비교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집중한다.
교원그룹의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첫장컴퍼니의 '첫장'은 2023년 10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전국 1000여개 장례식장과 100여곳의 납골당, 수목장을 비롯한 장지의 시설, 위치, 가격 등을 비교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24시간 장례식장 출동 신청, 부고 문자 발송, 온라인 추모관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통해 장례 절차의 편의성을 높였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지난달 출범한 '장서'는 '원스톱 장례 준비 솔루션'을 내세우고 있다. 소비자가 한 곳에서 상조부터 장지 서비스까지 모든 절차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정운 장서 대표는 "장례 시장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불필요한 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고이장례연구소의 '고이'도 있다. 고이는 월 납입금이 100원인 상조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매달 100원씩만 납입하고 장례에 필요한 차량, 인력, 용품 등에 드는 비용은 장례가 끝난 뒤 정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장원봉 첫장컴퍼니 대표는 "한국의 장례 문화는 가족과 친척 중심의 1세대 장례에서, 상조회사를 이용하는 2세대를 거쳐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3세대로 전환하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장례 플랫폼이 그간 가려졌던 시장 정보를 공개하면서 가격과 서비스의 투명성과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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