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칙 깬 스타 마케팅 효과 '톡톡'
내수침체 극심하던 4분기 매출 13%↑
별도매출 아직…BBQ와 2등 경쟁 추정
교촌치킨이 치킨업계 왕좌 탈환을 위한 마중물을 부었다. 9년 만에 꺼내든 '스타 마케팅' 카드가 국내 매출을 끌어올리는 한편 해외 영토 확장까지 성공하면서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아직 업계 1위 bhc치킨을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2위 자리 놓고 BBQ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교촌치킨은 1인 가구 확산 등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신제품 출시를 통해 올해도 외형 확대를 이어갈 방침이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8% 오른 4806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2022년 5175억원에서 2023년 4450억원까지 추락한 매출이 1년 만에 반등한 모습이다. 다만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에 따른 일회성 비용 229억원이 지출되면서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6% 감소한 152억원으로 집계됐다.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3.6%(133억원) 증가한 381억원이 된다.
교촌에프앤비의 호실적은 9년 만에 꺼내든 '스타 마케팅' 카드가 제대로 먹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치킨값 인상 이슈로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은 교촌치킨은 지난해 10월 '스타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는 철칙을 깨고 9년 만에 배우 변우석을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이후 이미지 개선에 성공하며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 매출이 급증했다. 늘어난 교촌에프앤비 매출 356억 가운데 333억원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나올 만큼 스타 마케팅의 파급력이 컸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 "소비자 수요가 본격 회복세를 띠고 있고, 무엇보다 ‘변우석 효과’에 힘입어 교촌 본연의 사업영역인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변우석 효과는 특히 4분기 매출에서 엿볼 수 있었다.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어난 1259억원을 기록했는데, 내수침체가 극심했던 시기라 적잖은 성과라고 평가된다.
특히 매출의 질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교촌치킨 자체앱 사용이 활성화하면서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큰 배달앱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 자체앱 누적 회원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620만명으로 전년 531만명 대비 90만명 가까이 늘었다.
해외 영토 확장이 본격화한 것 역시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중국 항저우와 대만 타오위안·가오슝,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신규 매장을 열며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글로벌 매장 수 84개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직영 매출, 프랜차이즈 로열티, 부자재 수출도 증가했다.
이외에도 메밀단편 등 신규브랜드 론칭과 소스사업, 수제맥주, 친환경 패키지 등 각종 신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르며 관련 매출이 증가했다.
이번 실적 반등으로 2021년까지 약 10년간 1위를 지키다 3위로 내려앉은 교촌이 향후 bhc치킨, BBQ를 다시 앞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직 bhc치킨과 BBQ의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교촌치킨은 BBQ와 2위를 놓고 격돌했을 가능성이 높다.
교촌치킨은 올해도 1인 맞춤형 메뉴 ‘싱글시리즈’를 비롯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해외 진출국 확대를 통해 매출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국내외 사업의 꾸준한 성장세에 따라 2개 분기 연속 1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에 따른 구매·물류 프로세스를 고도화시켜 이익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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