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문재인 인터뷰에 냉소적"
"이재명 우클릭 할때 아냐. 통합력 발휘해야"
"한동훈, 보수의 미래에 대한 메시지 있어야"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12일 "이재명 대표 항소심 결과에 따라 문명 갈등(문재인 vs 이재명)이 폭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박 전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근 인터뷰에 대해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의 반응이 굉장히 안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약이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된 영상을 클릭하면 볼 수 있다.
어제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렸다고 주장했다.
완전히 배치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상적인 국무회의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무위원들이 참석 기록에 부서해야 하는데 아무도 부서를 안 했다. 11명이 참석해서 국무회의 개의 요건은 충족했지만 정상적인 국무회의라고 볼 수 없다. 대통령이 나는 가겠다고 그냥 나가버렸다는 것 아니냐. 국무위원들끼리 앉아서 걱정하면서 넋두리 비슷하게 하다 끝난 건데….
이게 헌법재판 절차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고 쟁점이다. 왜냐하면 절차적 정당성, 어쨌든 계엄 선포를 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절차가 필수적으로 전제돼야 한다. 그런데 국무위원들 다수 의견은 심의라고 볼 수 없다고 말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있을 것이다.
어제 좀 쓴웃음이 나오는 대목이 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피청구인 진술할 때 자신이 국회에 시정연설을 하러 오면 국회의원들이 참석도 안 하고, 손뼉도 안 치고, 악수도 안 하더라고 하던데, 아니 그게 계엄 선포를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아니잖나. 서운했을 수는 있는데 그걸 가지고 계엄을 정당화하는 듯한 논리로 얘기하는 것은 좀 우습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겨레 인터뷰에서 사과한 데 이어 이재명 대표도 사과했다.
문 전 대통령 사과를 보고 진작 이런 말씀을 하시지, 내란이라는 헌정사 초유의 사태까지 맞이한 뒤에 이런 말씀을 하시나 하고 생각했다. 윤 대통령을 검찰총장에 임명했을 때보다 더 결정적 장면은 조국 수사 때와 추미애-윤석열 충돌 때였다. 조국 수사 때 둘 중 하나를 빨리 판단했어야 했다. 조국 장관을 정리하든, 아니면 윤석열 총장을 정리하든.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시간을 끌면서 좌고우면하는 게 이해가 안 됐다. 더 이해가 안 됐던 건 추미애-윤석열 갈등 때다. 국정 책임자 면전에서 장관하고 검찰총장하고 원색적인 싸움을 벌였다. 나중에 추미애 장관을 정리하긴 했지만 그때는 갈등이 곪을 때까지 곪은 뒤였다.
문 전 대통령이 왜 이 시점에서 사과했다고 보나.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이른바 이재명 일극 체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조기 대선을 할 수도 있는 이 상황에 대해서 비명계 인사들이 입장을 내기 시작했다. 그에 대한 친명 쪽의 반격이 지난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이러니저러니 하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었다. 그것에 대해서 본인이 크게 한번 정리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비명계가 움직일 수 있는 폭을 넓혀주는….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후보로 나섰던 사람이기에 일종의 정치적 수사 차원에서 내 책임이라고 얘기 안 하는 게 이상한 것이다.
그럼 이제 친명 vs 비명 갈등은 잦아들까.
한때는 문명(문재인 vs 이재명)이 화합하는 모습도 있었는데 이게 좀 섞이기 어려운 내적인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해서 당내 친명들의 반응이 굉장히 안 좋다. 친문 비명들한테 오히려 뒤에서 부추기는 것 아니냐, 인제 와서 밥숟가락 올리는 식의 태도를 보이냐는 냉소적 반응이다. 친명 핵심들의 기류가 대체로 그렇다. 그래서 이 대표 공직선거법 사건 2심 결과가 뭐냐에 따라서 잠재적 갈등이 폭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대표의 이른바 '우클릭'에 대한 평가는?
원래 이 대표가 성남시장, 경기지사 할 때부터 정책 색깔을 따지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재명' 하면 기본소득, 그리고 성남시에서 했던 무슨 무상 교복, 그다음에 청년들한테 돈 10만원씩 청년수당 주는 것, 이런 걸로 인해서 무상복지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게 투영되어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정책을 선택한 측면도 매우 많다. 원래부터 이념적으로 외골수거나 진보 정책을 고집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문제는 당내에서 너무 급변침하는 것 아니냐, 즉 당 내부의 동의가 충분치 않은 것 같다. 기본사회 같은 것을 갑자기 폐기한다, 이제 기업 중심의 성장이다, 이러니까 우클릭 필요성을 인정하는데 그게 그렇게 급변침을 할 일이냐는 비판이다.
다른 하나는 이 대표가 최근 탄핵 국면에서 당도 그렇고 본인도 그렇고, 확장성의 한계에 갇힌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에 대한 일종의 대응으로 정책적 우클릭 행보를 하는 것 같은데 과연 지금 필요한 게 그거냐는 점이다. '이재명 리스크'라는 게 이 대표의 정책 색깔이 너무 짙어서 중도 확장이나 중간층의 신뢰를 못 받는 것이냐, 아니면 그냥 메신저 자체가 가진 리스크냐 하는 점에서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그건 정책 우클릭으로 해소가 안 된다.
신뢰의 문제라고 보는 것인가.
지금 이런 포지션 이동이 이 대표의 확장성에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할 때 보니까 종잡을 수가 없다. 예를 들면 반도체특별법 관련해서 52시간 노동시간 제한의 특례를 인정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간담회도 하고 그런 입장을 표명했는데 갑자기 또 주 4일제 얘기를 한다. 너무 오락가락한다. 이때는 이렇고 저때는 저렇고, 그러니까 뭐가 진짜 얼굴이냐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것 같다.
'이재명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은 정책적인 것보다도 일종의 정무·정치적 대응책이 나와야 한다. 최근 '대선 패배는 내 책임이고 정당이라는 건 다양성이 생명이다'는 얘기를 했는데 이미지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주변도 문제다. 본인만 통합·포용 메시지를 내고 주변 측근이나 친명들이 다른 메시지를 내면 이 대표한테 도움이 안 된다. 의심을 계속 받게 된다. 이 대표는 당의 에너지를 다 모아서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그런 통합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은 '우클릭'할 때가 아니라는 얘긴가.
지금은 아니다. 메신저 리스크를 극복하는 게 우선이다. 이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가 뭘까가 분명치 않다. 그 점에 있어서 오락가락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 않다.
최근 유시민 작가가 비명계 인사들을 품평한 게 화제였다.
꼭 저렇게 독한 말까지 해야 했을까, 너무 독하다. 같은 진영이고, 유시민 작가가 민주당원은 아니지만 민주당의 본선 경쟁력과 본선 확장력을 고려했을 때 당내에서 굳이 이렇게 갈라치기를 세게 할 필요가 있을까. 이건 일종의 전체주의적인 감수성이다. 좀 지나쳤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한동훈 전 대표가 보수 주자들 가운데 확장성이 제일 크다고 평가했다. 어떻게 보나.
한 전 대표는 내란 사태가 터진 이후 국민의힘 내에서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동의하면서 비상계엄이 실패로 돌아가도록 하는 데 매우 큰 공을 세웠다. 그날 밤에 사실 대단한 결정을 했다. 당 대표로서 망설임 없이, 그래서 국민의힘이 전적으로 내란 동조 정당이 아니라는 증거를 확실하게 남겼다. 이 사태가 끝나면 보수 쪽에서 가장 명분 있는 사람은 한동훈이라는 데 동의한다. 지지 기반을 급격하게 잃고 배신자로 내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반전시킬 것이냐가 중요하다. 나는 비상계엄에 반대했다는 것 외에 보수의 미래에 관한 메시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지율이 화제다.
어쨌든 여론조사에서 한두 번이 아니라 일관되게, 특히 다자 대결을 할 때 1위로 나오는 것은 하나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대선이 현실화하면 경선에 뛰어들 것인데 어떤 메시지로 나올 건지 가늠이 안 된다. 최대 피해자는 홍준표 시장이다. 물론 홍 시장이 상당한 개인기가 있기 때문에 막상 경선에 들어서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국민의힘이 점점 이념적으로 오른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내란 수괴와 선을 긋지 못하면 조기 대선에서 해보나 마나다. 과거에 여러 차례 집권하고 수권 능력을 갖춘 보수 정당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수구적이고 극우화된 정당이 들어서는 과도적 단계에 있다. 기존 대한민국의 극우는 아스팔트와 유튜브와 일부 대형교회 중심으로 진지를 구축했는데 이제 제도권 주류 정당인 국민의힘 내부로 밀고 들어가고 있다. 지금 같은 흐름이면 극우적인 정당으로 치닫는, 그리고 지역적으로 영남에 고립되는 정당이 된다. 그러면 수도권에서 보수 정당으로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은 저 정당에 있을 수가 없다.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마예나 기자 sw93y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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