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동훈, 큰 뜻 품고 대선 출마해야…선택의 여지 별로 없다"

"국힘, 정권재창출 어려운 일…변화해야"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한동훈 전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며 "한 전 대표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정치에 참여한 이상 큰 뜻을 품고 대선 무대에 출연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1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어느 후보보다도 한 전 대표가 가장 확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는 것은 계엄이 잘못됐고 탄핵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엄에 가장 앞장서서 반대한 사람이 가장 유리한 입장인 게 당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한 전 대표의 당내 경선 통과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탄핵 반대 목소리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것일 뿐 모든 당원이 그것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며 "전당대회에서 63%라는 다수가 한 전 대표를 선택했기 때문에 그 (지지) 뿌리가 없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강성 보수층이 계엄 반대 입장을 밝힌 한 전 대표를 '배신자'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선 "잘못된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개인에 충성하지 않고 나라에 충성한다'고 했던 것처럼 한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계엄 반대 소신을 피력한 것 아닌가"라며 "그게 배신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전 위원장은 조기 대선 시 국민의힘의 정권 재창출이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획기적인 변화를 하지 않는 이상 재집권이 어렵다"며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지금까지 보수가 지향해왔던 바를 완전히 탈피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다. 이어 "조기 대선이 이뤄진다는 것은 일반 국민들에게 윤석열 정부가 완전히 실패한 정권이라는 인식을 줄 수밖에 없다"며 "변화를 가져오려면 윤석열 정부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목표를 지향해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