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하나도 지키지 못했으면서…"
학교 교직원 방문에 유족들 분노
"어떻게 학교 안에서 이런 일이"
대전 맘카페에도 불안 호소 이어져
![10일 오후 5시50분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양(8)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사진은 초등학교 주변에 몰려든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5021107445826905_1739227498.jpg)
10일 오후 5시50분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양(8)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사진은 초등학교 주변에 몰려든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 안에서 교사가 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사건을 두고 각계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터지고 있다. 피해 초등생의 유족은 교사와 학교, 교육당국을 향해 분노를 쏟아냈고 학부모와 누리꾼들의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사망한 초등학교 1학년생 김하늘양(8)의 일부 유족은 응급실을 찾은 교직원들을 향해 "애 하나 지키지도 못하고 여기가 어디라고 와. 눈앞에 띄지 마"라며 이들을 강하게 밀쳐냈다. 응급실 앞은 비통함으로 가득했다. 하늘양의 친할머니는 "학생이 학교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절규했다.
아버지 A씨는 기자들과 만나 "교사는 우울증에 의해 자기 분을 못 이겨서 아무 죄도 없는 하늘이를 죽였다. 오늘 우리 하늘이는 별이 됐고 앞으로는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하늘이 휴대전화에는 '부모 보호' 앱이 깔려 있어 전화를 걸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휴대전화 주위에 있는 소리를 다 들을 수 있다고 한다. 하늘이를 찾기 시작했던 오후 4시50분께서부터 하늘이를 찾을 때까지 모든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이미 하늘이 목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고 늙은 여자의 달리기 한 것 같은 숨이 휙휙 거리는 소리와 서랍을 여닫는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100% 계획범죄일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A씨는 "지난주부터 하늘이가 미술학원에 다녀서 4시 40분까지 학교에 있는 아이는 하늘이가 유일했다"며 "애가 혼자 있었던 것을 알았을 것이고, 흉기 또한 직접 챙겨온 것으로 계획범죄가 아닐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대전 맘카페 등에는 "대체 어떻게 학교 안에서 이런 일이" "충격적이고 끔찍하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밤사이 꿈을 꾼 것 같다" 등 학부모들의 불안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자녀가 이 학교에 다닌다는 한 학부모는 "불안해서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해당 학교는 11일 하루 휴교를 결정했다.
앞서 10일 오후 4시30분쯤 하늘양이 학원에 오지 않고 연락을 받지 않자 하늘양의 부모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 위치추적 결과 하늘양의 휴대전화 위치가 학교 2층 시청각실로 나와 학교 관계자 등과 확인한 결과 하늘양과 B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과 가족들이 시청각실로 몰려오는 사이에 B씨는 창고 문을 잠갔고 경찰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 하늘양과 B씨를 발견해 119에 후송을 요청했다.
경찰은 현장에 CC(폐쇄회로)TV가 없어 초기 사건 경위와 용의자 파악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B씨가 이날 오후 9시쯤 범행을 자백하면서 수술 후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키로 했다. 경찰은 B씨가 흉기로 하늘양을 살해한 후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이 학교 소속 정교사로 최근까지 우울증 등의 문제로 휴직했다가 지난해 말 복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B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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