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배우들과 제작진도 충격"
영화 '미키 17' 개봉을 앞둔 봉준호 감독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어떤 SF 영화보다 초현실적이었다"고 밝혔다. 9일 방송된 JTBC '뉴스룸' 초대석 코너에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현 시국과 관련한 질문에 강한 충격과 황당함을 나타내며 이같이 말했다.
봉 감독은 "초등학교 4~5학년 때가 영화 '서울의 봄' 배경인 1979년과 1980년이었다"며 "기억은 아련하지만, 계엄령에 관한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40년이 지났는데 제 인생에서 그걸 다시 한번 겪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황당하면서도 어이없고 충격적이었다. '미키 17'에서 함께한 해외 배우들과 제작진도 충격을 받았는지 제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문자와 이메일을 많이 보냈다"고 회고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같은 대중문화 이야기로 가득했던 나라에 갑자기 계엄이 등장하니 너무나 당혹스러웠다"며 "최근에 개봉한 '시빌 워: 분열의 시대'라는 미국 영화가 떠올랐다"고 밝혔다. '시빌 워'는 역사상 최악의 내전이 벌어진 미국에서 기자들이 대통령을 인터뷰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쟁 드라마다.
봉 감독이 비상계엄에 입장을 드러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2월 박찬욱 감독 등 영화들인들과 함께 윤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영화감독조합(DGK) 등 영화단체 일흔일곱 곳과 영화인 2500여 명은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계엄 상황을 비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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