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동 교수 "한국, 아열대에 가까워져"
올해 1월, 역대 가장 더운 1월로 기록
올해 1월이 지구 역사상 가장 더웠던 1월로 기록되면서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올해 우리나라는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기후학자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난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월 말에서 3월 초가 되면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서 따뜻한 봄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6월 2023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그해 여름에 실제 기온이 40도를 넘어가는 폭염이 닥칠 것이라는 정확한 예측을 하면서 ‘족집게 기상학자’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작년 겨울은 굉장히 따뜻했고, 3월 초까지 따뜻했다가 중순에 갑자기 추워지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올해 봄에는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2월 말, 3월 초부터 따뜻해지기 때문에 봄꽃 개화 시기도 예년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4월 초 최고 온도가 20도 넘어가면서 올해 봄은 여름 같은 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작년에 우리나라 여름이 4월에서부터 11월까지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올해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월평균 온도가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정도 이상 이어지는 아열대에 가까워져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올해 여름 최고 기온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40도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아직 여름 기후 전망 자료는 나오지 않아 지금 단정을 짓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특정한 소수의 좁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여름 기후가 매우 더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해수 온도가 매우 많이 높아졌고, 그 영향이 좀 또렷하게 더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실제로 최근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는 이날 올해 1월 지표 기온이 산업화 이전 1월 평균보다 1.75도 높은 13.23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월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더운 1월 기록이다.
이는 지난해 1월 기온이 높았던 것은 같은 해 5월까지 지속됐던 엘니뇨 현상 때문이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동태평양의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상승하는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12월 정반대의 현상을 야기하는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은 올해 1월 기온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라니냐는 적도 부근 태평양 동부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기상 현상이다. 지구 온난화가 라니냐 발생 빈도와 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올해 1월 기온은 작년 같은 달보다 약 0.1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대학교(UCL)의 지구물리학 및 기후 위험 명예교수인 빌 맥과이어는 “올해 1월의 데이터는 놀랍고 무섭다”면서 “발렌시아 홍수와 로스앤젤레스의 묵시록 같은 산불을 보면 기후 붕괴가 도래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음에도 탄소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남쪽의 뜨거운 공기가 북극권으로 올라가 북극이 우리나라보다도 더 따뜻해졌다”면서 “반면 북극권에서 밀려난 찬 공기는 남쪽인 한반도로 내려와 우리나라에 이례적인 혹한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