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이순자·장남 재국씨 등 11명 소유
서부지법 "전두환 사망으로 추징금 소멸"
검찰이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부인 이순자 여사 등을 상대로 추진한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소유권 이전 시도가 불발됐다.
7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김진영 부장판사)는 정부가 이 여사와 옛 비서관 이택수씨, 장남 전재국씨 등 연희동 주택 지분 소유주 11명을 상대로 낸 25억6000만원 가액의 소유권 이전 등기 소송을 각하했다. 검찰은 연희동 자택 본채가 전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며 2021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까지 3년 4개월이 걸린 셈이다. 전 전 대통령은 이 소송이 제기되고 한 달 뒤 사망했다.
재판부는 "전두환의 사망에 따라 판결에 따른 추징금 채권은 소멸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형사사건의 각종 판결에 따른 채무는 원칙적으로 상속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 제기 당시 검찰은 이 여사가 소유한 본채와 이택수씨가 소유한 사저 정원에 대한 소유권을 전 전 대통령 앞으로 돌려놓은 다음 추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사망자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해 추징금을 집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이 여사 측 변호인은 "사망한 사람 앞으로 등기할 방법이 없다"며 재판부가 소송을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소 제기는 전 전 대통령 사망 전에 이뤄졌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이 여사 측 손을 들어줬다. 앞서 대법원 또한 2022년 연희동 자택의 별채에 대한 압류 처분 관련 소송에서 "재판을 받은 자가 사망한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집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내란·뇌물수수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다. 그는 이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당국은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 작업을 계속 벌여왔으며, 이 중 867억여원은 여전히 환수되지 않고 남아 있다.
이날 판결과 관련해 검찰은 "판결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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