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임대 만료된 장기전세, 2027년부터 신혼부부에 공급
출산 인센티브도 강화, 넓은 평형 이주 시기 앞당겨
입주 후 3자녀 이상 출산땐 10년 거주 후 매수청구권 부여
서울시가 임대 의무기간이 끝난 기존 장기전세주택을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2 '미리내집'으로 공급한다. 입주 후 출산 인센티브를 강화해 신혼부부에게는 넓은 평형으로 이주하는 시기를 앞당기고 우선매수청구권도 보다 일찍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007년 도입한 장기전세주택 임대 의무 종료 이후 반환 물량을 미리내집으로 공급하겠다고 6일 밝혔다. 2027년부터 5년간 평균 400가구 이상 공급될 예정이다.
장기전세주택(Shift)은 주변 시세 80% 이내의 임대료를 내고 20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2007년 도입된 공공임대주택이다. 장기전세주택2(SHift2) 미리내집은 지난해 서울시가 저출생 대책으로 도입한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으로, 지난해 총 1022가구가 공급됐다. 미리내집은 최소 10년, 출산 땐 최장 20년까지 거주 가능하며 기존 장기전세주택과 달리 출산 인센티브로 우선매수청구권이 부여된다.
시는 인구감소 위기 등 저출생의 심각성을 고려해 장기전세주택 법정 임대 기한 종료 이후 활용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미리내집 출산 인센티브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장기전세주택 거주자에게는 추가계약 연장이나 분양 전환 등 지원은 제공되지 않는다.
시는 기존 장기전세주택 만기 물량을 활용해 미리내집에 입주한 후 아이를 더 많이 낳은 신혼부부에게 보다 강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입주 후 2명 이상 출산하면 넓은 평형으로 이주하는 시기를 앞당기고 우선매수청구권 부여 조건도 완화한다.
입주 후 2자녀 이상 출산한 3자녀 이상 가구가 3년차부터 넓은 평형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시기를 대폭 앞당긴다. 미리내집에서 거주하던 신혼부부가 두 명을 출산해 자녀가 셋 이상이 되면, 만기가 도래한 장기전세주택 반환 물량 중 공가가 발생했을 때 3년차에 넓은 평형으로 옮겨갈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입주 후 2자녀 이상 출산한 경우, 거주 10년차에 넓은 평형으로 이주를 지원했다.
20년 거주 후 시세보다 저렴하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조건도 완화한다. 입주 후 3자녀 이상 출산한 가구에게 ‘10년 거주 후’ 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기에 제공한다. 미리내집에 입주해서 자녀 3명 이상을 출산하면 10년 거주 후 장기전세주택 반환 물량(만기 경과 주택)을 매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장기전세 반환 물량에 입주한 신혼부부가 3자녀 이상 출산하면 10년을 거주한 후 해당 주택 우선매수청구권이 주어진다.
올해부터 다양한 주택 유형을 활용해 미리내집 공급을 확대한다. 기존의 신축 아파트 공급만으로는 신혼부부의 높은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비 아파트 매입임대주택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신축 아파트를 포함해 올해 3500가구, 내년부터는 연간 4000가구를 목표로 확대 공급할 예정이다.
매입임대주택에 입주한 신혼부부가 출산하면 미리내집에 우선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시는 신축아파트 입주 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부부에게 내집 마련 기회를 부여하고 전세사기로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부터 시가 보유한 한옥을 활용한 '한옥 미리내집'도 공급한다. 한옥 보전과 진흥을 위해 활용 중인 기존 공공한옥 중 협약이 종료되는 가회동 한옥 등 올해 3개소를 시작으로 매년 2~3개소씩 추가 공급해 장기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규 조성될 한옥마을 단지 내 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 모델을 개발해 2027년부터 17개소 공급을 시작으로 매년 약 10개소씩 추가 공급한다.
고덕강일 지구 등 신규 택지를 활용한 미리내집 공급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에 미리 내 집 ‘신혼부부 전용단지’를 조성해 336가구를 공급한다. 어린이집, 공동육아 공간, 돌봄센터 등 맞춤형 커뮤니티 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공사를 발주해 연내 착공하면 오는 2029년에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리풀 신규 택지에도 2만가구 중 1만1000가구를 미리내집으로 공급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SH공사가 사업을 시행하도록 연내 협약을 체결하고 2026년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추진한다. 시는 서리풀 택지의 경우 2029년 입주자를 모집하고 2031년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지난해 신혼부부 간담회 등을 통해 ‘미리 내 집’이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결혼 및 자녀 계획을 하는데 큰 용기를 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미리 내 집을 더욱 파격적으로 확대해 신혼부부가 마음 놓고 출산과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주택 공급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치매 오면 요양원이야. 한 시간 걸려도 공부하러 가"[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93/2024110622383889472_1730900318.jp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