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주도권 뺏길라…與, 민생법안 간담회·현장방문 집중

건설업계 인사들에 애로사항 청취
전날 당정협의회 부동산 대책 요구
고덕변전소 찾아 전력망확충법 통과 강조

국민의힘 지도부가 5일 경제·민생 간담회 개최, 산업 현장 방문 등 일정을 진행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시 25만원 민생지원금 포기, 반도체특별법 논의 등을 시작하자 국민의힘이 여당으로서 민생 정책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을 위한 정책 간담회-건설분야'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이 당정협의회에서 비수도권 미분양사태 등의 해소를 위해 정부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요구한 다음 날 바로 업계 관계자들의 요청사항을 청취했다.

송 의원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하며 경제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건설 산업이 건설 경기 침체와 미분양 주택 증가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건설 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법안들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고 이날 간담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는 송 의원을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기재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수영 의원 등이 참석했고, 업계에서는 안시권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이병훈·황인섭 디엘이앤씨 상무, 이은석 동부건설 상무, 박종수 HXD화성개발 대표 등이 참석했다.

권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원자재 가격, 인건비가 상승해 아파트 가격이 올라갔다. 서울, 수도권은 그래도 건설수주액이 작년보다 올라갔는데 비수도권은 여전히 침체상태를 못 벗어나는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니 건설업부터 시작해서 다른 산업으로 긍정적 효과가 미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보니 굉장히 민생 어려운 지경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재위에서 건설업에 지원하기 위해 세제 지원,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한데 그 중 세제지원 문제에 대해 법안 소위에서 여야 간 합의를 했음에도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 때문에 법안 처리가 안 되는 실정"이라며 "실용주의, 중도주의를 표방하는 민주당이 말로만 하지 말고 실천해서 정말 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송 의원은 이날 건설업계 간담회에 이어 6일 조선산업 간담회, 7일 항공산업 간담회를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2022년 말 챗GPT(Chat GPT) 탄생에 이어 최근 전 세계를 중국의 딥시크(Deep Seek) 쇼크로 인공지능(AI)산업 추격의 필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 통과를 위한 국민의힘 지도부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평택에 있는 고덕변전소를 찾아 ‘AI혁명을 위한 전력망 확충’ 방안을 모색했다. 고덕변전소는 평택 반도체 특화단지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곳이다.

권 위원장은 현장 간담회에서 "안전하고 충분한 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열어갈 미래산업을 키우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뿐만 아니라, AI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되는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에서도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전력망 특별법을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미국은 국가에너지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우리보다 훨씬 전력 면에서 부국이나 다름없는 미국이 비상사태를 선언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긴장하고 전력 수요·공급에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의장은 전날 여야정협의체 실무협의에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에게 국가기간전력망확충법이 포함된 미래먹거리 4법(반도체산업특별법,고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법, 해상풍력 특별법) 처리를 요구한 바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고덕변전소에서 열린 'AI 혁명 위한 전력망 확충 현장 방문 및 간담회'에서 시설을 살펴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장보경 수습기자 jb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