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자 사냥 금지 규정 위반
현지 정치권 "형사 처벌 대상"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호수에서 희귀 오리를 사냥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유럽연합(EU)의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또 이탈리아에서는 비거주자의 사냥이 금지돼 있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최근 미국 사냥 전문 웹사이트 '필드 에토스'에 트럼프 주니어가 총을 들고 사냥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에서 트럼프 주니어는 황오리 등 자신이 잡은 오리들을 가리키며 설명했다.
유럽의회 녹색당 소속인 안드레아 자노니 베네토주 주의원은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새 여자친구와 함께 휴가를 보내던 중 친구들과 사냥했다"며 "사냥이 이뤄진 장소는 베네치아 근교 캄파냐 루피아의 발레 피림피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지 정치권은 이 같은 행동에 대해 '형사 처벌 대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자노니 주의원은 트럼프 주니어를 포함한 사냥꾼들이 유럽연합(EU) 조류 보호법과 이탈리아 법에 따라 보호종으로 지정된 황오리를 사냥했고 이는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지역은 EU가 생물다양성 보전을 목적으로 만든 '나투라 2000'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특별보존지역(SAC)"이라며 "여기서 보호종을 사냥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 내에서 사냥 면허 없이 불법적으로 사냥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자노니 주의원은 "이탈리아에서는 지역 거주자만 사냥을 할 수 있으며 사냥 면허와 경찰청에서 발급하는 허가증이 필수"라며 "베네토와 이탈리아는 미국의 사유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제1야당 민주당(PD) 소속인 모니카 삼보 베네치아시 시의원 또한 "보호종을 사냥한 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트럼프 주니어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법적 절차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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