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틀 사이 약 9000달러 등락
트럼프 관세전쟁發 인플레이션 우려
빌 게이츠 "가상화폐 쓸모 없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쇼'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발 무역 전쟁으로 전 세계 통상 분쟁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격이 10만 달러 밑으로 급락한 3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를 찾은 고객이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강진형 기자
7일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0.21% 떨어진 9만680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일 약 10만달러였던 가격은 3일 9만1243달러까지 급락했다가 4일이 되자 반등해 10만달러선을 다시 회복했다. 하지만 지난 5일 다시 10만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3~4일 이틀 동안 비트코인의 고점(10만2120달러)과 저점(9만2791달러)의 격차는 9329달러다.
관세 발효 시점이 바뀌면서 가상화폐 시세가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가상화폐 가격은 급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고통이 있겠지만 지불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강행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발효 예고일(4일) 하루 전 갑자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기로 결정했고, 이로 인해 떨어지던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했다. 가격 상승은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에 대해서는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자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비트코인을 전략적인 준비자산으로 채택하겠다는 내용의 대선공약을 펼치고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를 발행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친(親) 가상화폐 시장을 만들고 있지만, 미국이 포문을 연 관세전쟁이 가상화폐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해외에서 생산되는 소비재에 관세가 붙으면 미국의 물가가 오르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수입 의류 가운데 30%가 중국산인데 관세가 추가로 붙으면 가격은 오르게 된다. 아울러 미국에서 수입하는 채소의 약 50%, 과일 약 40%가 멕시코에서 들어온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관세전쟁은 경제적 혼란을 야기하고 인플레이션을 촉진한다"며 "(관세 리스크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계속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지난 2일 자신의 자서전 '소스 코드(Source Code):나의 시작(My Beginnings)' 출간을 앞두고 진행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는 쓸모가 전혀 없다"며 "높은 아이큐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의 발언은 가상화폐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날을 세운 것으로 해석됐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유진 파마 미국 시카고대 교수 역시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파마 교수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가상화폐는 교환수단으로서 모든 규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가상화폐는 안정적인 실질 가치가 없고 매우 가변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팟캐스트 진행자 루이지 징갈레스 경제학자가 '비트코인 가치가 10년 이내 0이 될 확률'을 묻자 파마 교수는 "거의 1(100%)에 가깝다"고 답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마트가면 꼭 삽니다"…한 달 90만원, 커지는 식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