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글로벌 환경 변화 이유로
속도조절 나선 SK지오센트릭·GS칼텍스 등
LG화학은 올해 완공 목표 유지…"투자 必"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거론됐던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친환경 경영 바람에 힘입어 잇달아 관련 분야 진출을 발표했지만, 석화 분야 불황과 미국의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친환경 사업 투자 요인이 줄어들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화학 기업들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신설계획은 기존에 발표한 착공 시점을 미루거나 검토 단계에 머무는 등 답보 중이다. SK지오센트릭은 올해 완공을 목표로 울산 지역 부지 선정까지 마쳤으나 2022년 발표 이후 실제 공사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페트(PET) 해중합(촉매를 활용해 페트 고분자를 해체하는 기술) ▲열분해유 생산 등 3가 사업을 각각의 글로벌 파트너사와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업황 부진과 그에 따른 효율 경영을 이유로 의사결정 자체를 일단 지연시킨 상태다.
지난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 공장 가동을 목표로 했던 GS칼텍스는 "실증사업은 계속 진행하고 있고, 공장 신설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는 2021년부터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여수공장 석유정제공정에 투입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실증사업을 토대로 공장을 건립해 열분해유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적절한 시점을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며 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롯데케미칼 도 울산2공장에 화학적 기반 재활용 페트 공장을 짓겠다며 2020년 내걸었던 기존 목표를 수정했다. 2024년으로 설정했던 공장 완공 목표 시점은 2027년으로 3년 늦춰졌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지 친환경 기조를 취소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공장 투자 연기 결정에는 변동이 없다"고 했다.
이들 기업은 2021년을 전후로 산업계에 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바람에 편승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건립을 추진했다. ESG 경영 실천 기업, 친환경 제품을 우선하는 글로벌 스탠다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신규 투자 방향은 중국발 저가 공세에 흔들린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국이 친환경 정책에 힘을 빼고 있는 탓에 이 같은 투자가 시기상조 아니겠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LG화학 은 친환경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 속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과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을 올해 중 완공할 예정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모든 비용은 제로베이스에서 분석하자"고 언급하면서도 지속가능성 있는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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