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집밥 해먹는 가구 60.4%
10년새 30%P 이상 감소
쌀 소비량 1인당 55.8kg…역대 최저
1인 가구의 증가 등 가구 형태의 변화로 요리에 긴 시간을 쏟기 보다는 간편한 식사를 즐기고, 육류와 샐러드 등 쌀을 대체하는 식품 소비 경향도 짙어지면서 해마다 집에서 직접 식사를 만들어 먹는 가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식사를 대부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응답은 60.4%로 집계됐다. 2015년 93.0%였던 집밥 가구의 비중은 이듬해 85.9%로 감소하며 80%대로 하락했고, 이후 매년 감소해 약 10년 사이 30%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지 않는 가구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식사를 거르는 횟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침식사를 건너뛰는 일이 늘고 있는데, 2021년 1.44회였던 1주일 중 아침 식사를 거른 횟수는 지난해 1.79회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저녁식사를 거른 횟수는 0.12회에서 0.15회로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밥 먹는 횟수의 감소 원인도 해가 바뀌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다. 쌀밥이나 죽 등 전통적인 형태의 식사를 줄인 이유로 밥상 처리가 번거롭다는 소극적 이유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빵이나 면 등 다른 먹거리를 선호하거나 다이어트를 위해 줄인다는 적극적인 이유는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밥상을 차리기 번거로워서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응답은 2023년 39.5%에서 지난해 36.4%로 감소한 반면 빵·면 등 다른 먹거리가 더 좋아서라는 응답은 24.1%에서 38.3%로, 다이어트를 위해 먹지 않는다는 응답은 16.1%에서 18.1%로 증가했다.
쌀 소비량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부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5.8㎏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56.4㎏)보다 1.1% 감소한 것으로 역대 최저치다. 1인당 하루 소비량은 152.9g으로 2023년(154.6g)과 견줘 1.7g 적었다. 시중에 판매되는 즉석밥의 크기가 보통 200g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즉석밥 한 개 분량도 채 먹지 않는다는 의미다. 가구부문 조사는 쌀을 집에서 직접 조리해 소비한 양과 배달음식 등 외식을 통해 소비한 양을 모두 포함한다.
국내에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83년 129.5㎏에서 1984년 130.1㎏으로 상승한 이후 지난해까지 40년간 한 번도 반등하지 못한 채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쌀을 비롯해 보리쌀, 밀가루, 잡곡 등 기타 양곡을 합친 전체 양곡의 1인당 연간 소비량 역시 지난해 64.4㎏으로 직전 해보다 0.3%(0.2㎏) 줄었다. 반면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3대 육류의 지난해 소비량은 60.1㎏으로 쌀 소비량보다 많았다.
집에서 밥을 해먹는 빈도가 줄어들면서 가정 내 김치 소비 양태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김치 평균 구입 중량이 매년 감소하며 소포장 위주로 김치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김치 평균 구입 중량은 2021년 5.35kg에서 지난해 3.58kg으로 3년 사이 2kg 가까이 줄었다.
다만 K-푸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작년 김치 수출량과 수출액은 모두 최대치를 경신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작년 김치 수출량은 4만7100t으로 전년보다 6.9% 늘었다. 김치 수출량은 2020년 3만9700t에서 2021년 4만2500t으로 7.1% 늘었다가 2022년에는 4만1100t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2023년(4만4000t)과 작년까지 2년 연속 증가했다. 수출량 증가에 따라 작년 수출액도 전년보다 5.2% 늘어 1억6360만달러(약 2400억원)로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한편, 가정식이 줄어들면서 간편식의 소비와 구입은 확대되고 있다. 즉석조리식품을 주1회 이상 구입하는 소비자는 2021년 15.3%에서 지난해 22.1%로 늘었고,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구매 후 즉시 먹을 수 있는 즉석섭취식품의 주 1회 이상 구입 빈도 역시 16.2%에서 25.7%로 증가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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