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위협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확대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 등 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7% 상승한 1트로이온스당 2845.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한때 2853.2달러까지 치솟아 지난해 10월 세운 사상 최고가 2800.8달러를 경신했다. 이로써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8%가량 뛰었다.
최근 금값 상승의 배경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꼽힌다. 관세 인상 등 무역 정책과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면서 금 투자 수요가 확대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마약 유통과 불법이민 단속을 요구하며 모든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이날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아마 오늘 밤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과 같은 원자재가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스탠더드차터드의 수키 쿠퍼 애널리스트는 "관세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광범위한 자산 위험이 있을 때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자국에 유입되는 금괴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관측도 금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보편관세를 10~20% 부과할 수 있다고 예고한 후 투자자들이 런던에 보관해 온 금을 뉴욕으로 옮기면서 세계 최대 금 현물 시장인 런던에 금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 달러 가치 하락으로 해외 투자자들이 달러 표시 자산인 금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된 것도 금 투자 확대 및 금값 상승에 기여했다.
시장에서는 '금값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스파르탄 캐피털 서비스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금 시세가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스그룹(MUFG)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원자재는 이를 헤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안전자산 수요를 주도하면서 올해 금은 단기적으로 훨씬 더 추가 상승할 동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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