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보상금 적다고 이사 거부…포토존 돼
주인 동의 없으면 철거 못해 ‘알박기’ 성행
중국의 재개발 지역에서 한 남성이 보상금을 더 많이 받으려다가 고속도로 한가운데 살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는 중국 상하이 남서쪽 진시의 2층짜리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황핑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황씨는 거주하는 마을 일대가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당시 당국으로부터 160만위안과 부동산 2개를 보상으로 제안받았다.
그는 보상금이 적다면서 이사를 거부했고, 당국과 협상을 거듭한 끝에 부동산을 3개까지 늘렸다. 그러나 욕심을 버리지 못한 황씨가 계속 이사를 거부하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그러자 당국은 그의 집을 좌우로 둘러싼 형태로 고속도로 공사를 시작했다. 고속도로는 올해 봄에 개통을 앞두고 있다.
공사로 인해 큰 소음과 먼지가 이어지자 황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들이 제시한 철거 조건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후회하며 “큰 내기에서 진 것과 같다”고 말했다.
소음을 견디지 못한 황씨는 11세의 손자와 함께 대부분의 낮 시간을 시내에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씨의 후회와는 별개로 그의 집은 인근에서 유명해지며 ‘포토존’이 됐다. 황씨는 ‘중국에서 가장 심한 못집 주인’으로 불리고 있다. ‘못집(nail house, dingzihu)’은 그처럼 이사를 거부해 길 한가운데 못이 튀어나온 것처럼 위치한 집을 뜻한다.
중국에서는 각 지역의 도시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황씨 같은 사례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알박기’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주인의 동의 없는 철거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공사에 들어간 뒤에야 수용과 보상을 시작하기 때문에 황씨처럼 웃지 못할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2015년 4월에는 난닝에서 한 집주인이 철거 보상금에 불만을 품고 이사를 거부, 무려 18년째 도로 한복판에 있는 못집이 된 사례가 알려졌다. 2013년 7월에는 장쑤성 쑤저우의 한 고급 빌라 단지에 남아 있던 못집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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