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AI 모델이 챗GPT를 제치고 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훈련비가 기존 모델의 10분의 1가격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에 타격을 주고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도 흔들고 있다.
27일 연합뉴스·로이터·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딥시크의 AI어시스턴트는 이날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오픈AI의 챗GPT를 2위로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지난 20일 딥시크가 추론 AI 모델인 딥시크-R1 시리즈를 출시한 지 일주일만이다. 딥시크는 미국의 수출규제에 걸리지 않도록 엔비디아의 저사양 칩을 활용했다.
무엇보다 가성비가 장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딥시크 개발 경과를 설명한 기술 보고서를 인용해 "딥시크-V3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라면서 "엔비디아의 ‘H800 GPU’를 시간당 2달러에 2개월 동안 빌린 비용으로 계산됐다"고 전했다. NYT는 또 메타가 최신 AI 모델인 라마(Llama)3 모델에 ‘H100’으로 훈련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벤처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은 옛 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린 것을 언급하며 "AI의 스푸트니크와 같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딥시크 등장으로 중국 본토와 홍콩, 일본 증시에서는 딥시크의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된 중국 기술기업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AI칩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 등 기술주가 약세를 보였고 27일 아시아 거래 시간에 나스닥 선물도 하락했다. 일본증시에서는 소프트뱅크가 8% 이상 급락했고 유럽증시에서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장 초반 9.4% 폭락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도 장중 한때 폭락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1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트럼프 대통령 왼쪽부터)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딥시크의 등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차게 선언한 ‘AI슈퍼파워’도 퇴색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의 AI 합작회사 ‘스타게이트’ 설립을 직접 발표했다. 이들은 합작회사를 통해 미국의 AI 산업에 최소 5000억 달러(약 718조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투자금은 보통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 특히 중국으로 갔을 돈"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0일 바이든 행정부 때 만들어진 AI 규제를 폐기하도록 했고 취임 전날 에는 ‘AI 발전소’에 투자하기 쉽게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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