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출연
"큰돈 벌 줄 알았는데 2년 만에 폐업"
최근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에둘러 내비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자신의 정치 인생을 돌아보던 중 고깃집 운영 실패담을 공개했다.
김 전 총리는 26일 방송된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게스트로 출연해 전남 나주시로 밥상 기행을 떠났다. 이날 방송에서 허영만은 김 전 총리가 나주를 택한 이유에 대해 "선거구가 나주 쪽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형님, 정치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모든 게 표로 가지 않는다. 그게 진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전 총리는 나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제가 선거에서 많이 떨어졌다. 그러면 모든 게 귀찮고 아는 사람 없는 곳으로 가보고 싶었다"며 "그때가 배꽃이 활짝 필 무렵이라서 그런지 생명력이 느껴지더라. 낙선해서 많이 우울했는데 배꽃을 보면서 용기와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김 전 총리는 민주당 입당 당시 TK(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그는 "집안 어른들은 '기왕 야당으로 갈 거면 김영삼 당에 가서 해야 희망이 있지 않겠나?'라고 하셨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발탁됐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에서 낙선한 의원들과 함께 강남 한복판에 고깃집 '하로동선'을 열었던 과거도 떠올렸다. '하로동선(夏爐冬扇)'은 '여름의 화로와 겨울의 부채'라는 뜻으로 낙선 의원들이 다시 쓰일 날을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저는 선배들처럼 투자를 못 하니까 바람잡이 하라고 해서 영업부장을 맡았다"며 "초반에는 금방 빌딩 올리는 줄 알았다. 매일 40개 테이블이 꽉 찼다. 연일 만석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얘기를 듣던 허영만이 "그게 오픈발이지"라고 지적하자 김 전 총리는 "그걸 모르고 저희는 계속 잘될 줄 알았다. 큰돈 벌 줄 알았는데 2년 만에 문을 닫았다"고 씁쓸해했다. 그러자 허영만은 "정치인들의 행보 뒤에는 항상 그림자가 있는 것 같다"며 그를 위로했고, 김 전 총리는 "저희로서는 값진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대를 메라면 메겠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총리가 당내 비명계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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