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셰프, 서울역 쪽방촌 찾아 200인분 대접
어르신에게는 직접 집으로 떡국 배달까지
여러 요리 프로그램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스타 요리사 최현석 셰프가 설 연휴 둘째 날인 26일 떡국 200인분 나눔에 나섰다.
이날 연합뉴스는 최 셰프가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쪽방촌에서 서울시립 서울역쪽방상담소와 함께 떡국 나눔 행사를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최 셰프와 보조 셰프들, 상담소 직원 등은 이른 시간부터 모여 주민 200명에게 대접할 떡국을 준비했다. 또 전날부터 애호박전, 동그랑땡 등 모둠전을 직접 굽고 과자 등도 마련했다.
최 셰프는 "먹는 것으로 먹고사는 사람이라 먹는 것으로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명절 때 손주나 아들이 찾아온 느낌으로 기분 좋아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호연 상담소장도 "주민 대부분이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오셔서 떡국 한 그릇 드시고 연휴 기간을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배식 시간인 오전 11시를 전후로 휑하던 상담소 주차장은 쪽방 주민들로 가득 찼다. 한 주민은 주차장에 들어서자마자 "감사합니다"를 외치더니 푸드트럭 안에 있는 최 셰프를 찾아가 "이 어려운 동네에 오셔서 명절날 쉬지도 못하고…"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백광헌씨(68)는 "다들 10~20년 쪽방에서 살다 보니 우울증도 앓고 서로 소통하는 것도 멀리한다"며 "오랜만에 북적이니 행복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이씨(62)는 "원래 같으면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든가 찬밥을 먹으면서 한 끼를 때운다"며 "명절에 떡국 먹기가 힘든데 덕분에 오늘은 따뜻한 한 끼를 먹었다"고 했다.
배식을 마친 최 셰프와 상담소 직원들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떡국을 직접 배달하기도 했다.
가파른 계단을 한참 올라 도착한 쪽방 건물 2층에 사는 국가유공자 이복기씨(82)는 떡국을 받아들고는 연신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1965년 1월 베트남 전쟁에 투입돼 1년 6개월 동안 전장에 있었다는 이씨는 과거 대구에서 사업을 하다 실패한 뒤 상경해 이곳에서 20여년을 머물렀다고 한다. 그는 "명절에 어디 갈 데도 없고 그냥 집에 있는다"며 "떡국을 해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했다.
최현석 셰프는 지난해 넷플릭스 화제작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에 이어 현재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중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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