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문가 900명이 10년 뒤 가장 위험한 요인으로 기후를 꼽았다. 자주, 강하게 발생하는 자연재난이 전쟁이나 세계적 경기침체보다 더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다. 급속한 지구온난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거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21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최근 발표한 ‘세계위험보고서 2025’에 따르면, 10년 뒤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로 ‘극한 기상현상’이 선정됐다. 극한 기상현상은 산불, 홍수, 폭염 등으로 인한 인명손실, 생태계 훼손, 재산파괴, 각종 재정피해 등을 의미한다. 2006년 보고서 작성을 시작할 때만 해도 순위권 밖에 있었지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점차 커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최상위 리스크에 뽑혔다.
세계위험보고서는 2006년부터 다보스포럼 행사를 앞두고 매년 공개된다. 이번 보고서에는 전 세계 기업, 정부, 국제기구, 학계, 시민사회 전문가 900명이 참여했다. 총 33개의 위험요인을 단기(2년 뒤)와 장기(10년 뒤)로 나눠 가장 치명적인 순서대로 뽑는다.
WEF는 “극한 기상현상의 순위는 (자연재난의) 강도와 빈도가 악화하면서 순위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극한 기상현상 사건으로 인한 비용이 지난 50년간 77% 가까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현상의 영향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가난한 지역에 제일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른 환경 리스크도 대부분 10위권 안에 위치했다. ‘생물다양성 붕괴’는 지난해 3위에서 올해 2위로 한 계단 올랐다. 생물다양성 붕괴에 대한 걱정은 2년 전만해도 21위에 불과했다. 치명적인 지구생태계 변화는 3위, 천연자원 부족이 4위, 오염이 10위에 뽑혔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앞으로 개선되기보다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에 각종 리스크가 지구적인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의견은 5%에 불과했지만, 10년이 지나면 가능하다는 의견이 17%에 달했다. 격변과 세계재난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의견도 단기(31%)에서 장기(45%)로 갈수록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WEF는 앞서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수천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달 WEF는 글로벌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2035년 평균 수익이 약 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재난에 취약한 통신, 전력망, 발전사들은 연간 고정피해액이 6100억달러에 달하고, 탈탄소화에 성공하지 못한 철강·시멘트 기업은 수익이 최대 50%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담겼다.
한편 20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는 WEF 연차총회가 진행 중이다. 각국의 정·재계, 학계 인사 2500여명이 기후위기와 해결방안 등에 논의할 예정이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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