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5.4% 반등 성공
소매, 산업 생산 호조
미국과의 무역갈등은 변수
중국의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0%를 기록하며 당국이 설정했던 '5% 안팎 성장'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지난해 연간 GDP가 134조9084억위안(약 2경6800조원)으로 불변가격 기준 5.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이코노미스트 64명을 대상으로 주요 외신이 조사한 전망치 중간값(4.9%)은 물론 중국 당국이 설정했던 '5% 안팎'의 성장률 목표에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앞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5.3%, 2분기 4.7%, 3분기 4.6%로 둔화세를 보였다. 이에 목표 달성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당국의 잇따른 부양책 발표에 힘입어 4분기 성장률이 5.4%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 같은 경제 성장세의 배경에는 견조한 소비가 있었다. 지난해 중국의 연간 소매 판매는 2023년 대비 3.5% 증가했다. 지난달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3.5%를 소폭 상회했다.
산업생산 역시 경제 호조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연간 산업생산은 5.8% 증가했으며,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 전월(5.4%)과 비교해 증가율이 가속했다. 산업 형태별 투자는 1차가 2.6%, 2차가 12.0% 증가했으나, 서비스업 등 3차는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국은 "2024년 대내외적인 압력과 복잡성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온중구진(溫中求進·안정 속에서 나아감)'의 업무 기조를 바탕으로 고품질 발전을 착실히 추진했다"며 "특히 적시에 증량정책 패키지를 내놔 사회적 자신감을 효과적으로 진작했다"고 자평했다. 프레데릭 노이만 HSBC 홍콩 지부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는 산업 생산과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간 고정자산 투자는 같은 기간 3.2%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3.3%)에 살짝 못 미쳤다. 부동산 투자 역시 10.6% 줄어 사상 최대 연간 감소율을 기록했다. 다만 통계당국은 부동산 침체 속에 10.6% 감소한 부동산 투자를 제외하면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이 7.2%로 확대된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지난해 중국 인구는 전년 대비 139만명 줄어든 14억828만명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경제가 반등에 성공했으나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이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분기의 강력한 성장률은 미국으로의 선적을 앞당긴 데 따른 결과일 수 있다"며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생산과 수출이 감소하면서 필연적으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웨이 장 핀포인트에셋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경제 모멘텀을 높이고 회복세를 지속하려면 대규모의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1~2019년에 6~9%대 높은 경제 성장률을 유지했던 중국은 2020년 성장률이 2.2%로 급락했다. 이듬해 기저효과에 힘입어 8.8%로 깜짝 반등했으나 2022년 다시 3.0%로 떨어지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위드 코로나' 원년인 2023년 성장률은 5.2%를 기록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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