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몰 수지점 이후 6년 만 신규출점
첫날 고객 몰리면서 오픈런
그로서리 특화 차세대 도심형 매장 육성
비식품은 가성비 중심 운영
"롯데마트 천호점 입장 시작합니다. 순서대로 들어오세요."
16일 오전 9시30분 서울 강동구 롯데마트 천호점. 오전 10시 개점을 앞두고 매장 앞은 이미 쇼핑카트를 앞세운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강동구에 처음 들어선 롯데마트는 이 지역에서 오랜만에 신규로 입점하는 대형마트인 만큼, 지역 고객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평일 오전이었지만 많은 고객들이 매장을 찾아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롯데마트는 이날 천호점을 찾은 고객들에게 선착순으로 장바구니를 증정했다.
롯데마트는 이날 서울 강동구 천호역 인근 아파트 단지 지하 1층에 1374평(4538㎡) 규모의 천호점을 오픈했다. 롯데마트가 새 점포를 내놓는 건 6년여 만이다. 천호점 이전에 마지막으로 문을 연 곳은 2019년 8월30일 개점한 롯데마트 롯데몰 수지점이다.
롯데마트는 천호점을 도심형 실속 장보기 매장으로 선보인다. 천호점의 근접 상권인 천호동과 성내동이 30대와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은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매장 규모는 1374평으로 기존 일반 대형마트 영업 면적의 약 절반 수준이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을 연상하게 할 정도였다. 롯데마트는 천호점을 테넌트(임대) 공간 없이 직영 매장으로만 구성했다. 여기에 매장의 80%를 신선 및 즉석조리 식품 등 그로서리 상품과 특화 매장으로 채웠다. 비식품 매장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위주 PB 상품과 고객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상품들로 압축해 운영한다.
이날 직접 둘러본 천호점은 식료품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한 점이 눈에 띄었다. 매장 입구부터 즉석조리 제품 진열 코너가 마련됐다. '롱 델리 로드'로 이름 붙여진 이곳은 27m 길이로 꾸려졌는데, 일반 마트보다 약 50% 많은 델리 상품을 운영한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즉석에서 조리해 판매하는 '월드뷔페' 코너와 샐러드 재료와 드레싱을 한 곳에 모아둔 '샐러드 존' 역시 이곳에 들어섰다.
'데일리 밀 솔루션'으로 이름 붙여진 냉동 간편식 판매 코너도 이색적이었다. 이곳에서는 일반 매장 대비 70% 이상 많은 냉동 간편식 상품이 진열된다. 냉동 제품은 1000여종에 달하고, 밀키트 제품 역시 400~500여종을 선보인다. '코코이찌방야'처럼 해외 유명 식당의 밀키트 역시 판매되고 있었다. 천호점의 냉동 코너가 현재 롯데마트 매장 중 최대 규모라는 게 롯데마트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미식품 매대에는 '글로벌 상품존'이 마련됐다. 집에서 요리해 먹는 '홈쿡족'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세계 각국의 조미료와 소스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파스타 코너에는 스파게티, 페투치니, 링귀니 등 다양한 종류의 면 제품들이 매대 한 면을 채웠고, 바로 맞은 편 매대에는 파스타 소스들도 다양하게 구비됐다.
'와인&리큐르존'은 와인과 위스키 구색을 일반 매장보다 10% 이상 확대하고 논알콜 와인존을 신규 구성했다. 천호점에서는 국내 최초의 크래프트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 2종(독수리·호랑이)을 선보이고, 강동구의 랜드마크를 디자인에 담은 '강동맥주'를 천호점만의 대표 상품으로 단독 판매한다.
거대한 식품 매장을 지나치면 매장 한편에 비식품 매장이 나온다. 비식품 매장의 비중은 타 점포보다 적은 편인데, 이곳에서는 '오늘좋은 숍인숍' 특화존을 운영한다. 특화존은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이곳은 자체브랜드(PB) 상품 구성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는데, 상품 가격은 4900원, 7900원, 9900원, 1만2900원 등 900원 단위 균일가 위주로 구성했다. 이 외에도 CCTV, 스마트 허브 등을 포함한 홈 스마트 가전 특화존을 운영하고, 캡슐 세제 등 편의 개선 상품군을 강화하는 등 상권의 특성을 반영해 매장을 꾸렸다.
롯데마트는 천호점을 개점하면서 강동구 마트 대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강동구는 이미 대형마트가 3곳 영업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상권으로 꼽힌다. 당장 롯데마트 천호점 바로 맞은편에 킴스클럽 천호점이 있고, 이마트 천호점도 도보로 3분 안팎일 정도로 가깝다. 멀지 않은 곳에 강동 농협하나로마트 로데오점도 있다. 홈플러스 강동점도 인근에 있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마트가 강동구 지역에 신규 점포 출점을 결정한 것은 수요가 풍부하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마트 천호점 반경 2㎞ 이내에는 17만 세대 약 36만명이 거주하고, 지난해부터는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입주가 시작됐다. 인근 둔촌동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있다. 배후 인구에서 나오는 수요와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상권 덕분에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인근 경쟁 점포들이 상대적으로 노후화돼 시설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천호점은 롯데마트가 6년 만에 오픈하는 점포로, 롯데마트의 핵심 경쟁력인 그로서리 전문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객 가치를 충실히 구현한 차세대 그로서리 전문점의 표준이 되는 매장"이라며 "마트와 슈퍼 사업부 통합,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전환 등 그동안 지속해온 롯데마트의 성장 전략과 더불어 마트와 슈퍼의 외연 확장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함께 이뤄내는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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