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5일(현지시간) 발표
바이든표 AI 칩 수출통제 연장선
미국이 중국으로 첨단 반도체 칩이 수출되는 것을 옥죄기 위해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등 주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 규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 규제당국은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파운드리 업체가 고객사를 선정할 때 더욱 신중하게 조사하고 기업실사를 강화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감독하는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논평을 거부했다.
규정 초안에 따르면 14㎚(1㎚=10억분의 1m) 혹은 16㎚ 이하 공정을 활용하는 칩들은 중국 등의 우려 국가에 판매되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소식통은 반도체 칩 하나에 탑재되는 트랜지스터가 300억개 미만이고 신뢰할 수 있는 회사에서 패키징한 경우 규제 대상인 '고급 칩'(advanced chip)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르면 현지 시각으로 15일 발표되는 이번 규제안은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통제의 연장선이다. 지난주 백악관이 공개한 수출통제는 중국으로 향하는 AI 칩 수출로를 차단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동맹국이나 우려 국가가 아닌 국가에도 AI 반도체 수입 한도를 설정함으로써 제3국을 통한 우회로를 막고자 한 것이 골자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화웨이와 같은 중국 고객들이 여전히 고급 칩을 취득하는 백도어를 없애고 싶어한다"며 "이번에 발표되는 새로운 규정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급원을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TSMC의 첨단 칩이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화웨이의 기기에서 발견되자 TSMC 측에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7㎚ 이하의 칩 생산을 중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블룸버그는 제조업체들 입장에서 미국의 수출 규제망을 우회하는 중국 기업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규제의 실효성에는 의문을 표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바이든 행정부의 AI 칩 수출 통제를 비판하며 미국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의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로 추산된다.
한편 TSMC는 지난 11일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최첨단 4㎚ 칩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가장 앞선 파운드리 상용 기술은 3㎚ 공정으로, TSMC와 삼성전자는 대만과 한국에서 각각 3㎚ 제품을 생산 중이다. 막대한 보조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공장 건설을 유인해온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TSMC에 반도체 지원금 66억달러 지급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TSMC는 미국 내 투자 규모를 650억달러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애리조나주에 2㎚ 공정이 활용될 세 번째 팹(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겠다며 화답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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