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엔 마감 등 출근 불가피한 경우 많아
귀성길이 더 막혀…교통 분산에도 효과적
음식점 등 토요일 쉬지 못하는 업종도 고려
설 연휴 임시공휴일을 두고 "27일보다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정부가 기존 계획대로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설 연휴 기간을 기존 3일에서 6일로 늘리기 위해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연휴 기간을 엿새로 늘려 가라앉은 소비심리를 진작시키고 내수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월요일인 27일보다 금요일인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반론이 나왔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 단초가 됐는데 그는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본 취지에 맞게 날짜를 신중히 지정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발표한 27일보다는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정 구청장은 "많은 기혼 여성에게는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이 오히려 명절 가사노동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31일에 몰려 있을 업무를 처리해야 할 사무직 노동자들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절 일정을 마치고 주말까지 휴식을 취하며 가족끼리 외식을 하거나 짧은 외출을 다녀올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것이므로 소비를 촉진해 내수를 진작하겠다는 정부의 취지에도 더욱 맞아떨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정부, 31일 아닌 27일 고른 세 가지 이유
정부 역시 27일과 31일을 놓고 고민했으나 27일을 고수한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31일에는 결제 마감과 정산을 꼭 해야 하는 업종들이 있어 업무 마감이 필수다. 이런 경우 근로자들이 반드시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27일이 낫다는 입장이다.
귀경길보다 귀성길이 많이 막히기 때문에 월요일에 쉬는 게 금요일보다 교통 분산 효과가 크다는 점도 있다. 임시공휴일을 31일로 지정할 경우 27일에 출퇴근하는 근로자와 귀성객의 움직임이 겹쳐 교통이 혼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음식점이나 수출 물류업 등 토요일에 쉬지 못하는 업종도 있는데, 이런 업종의 경우 31일에 쉬면 나흘을 쉴 수 있지만 27일에 쉬면 닷새를 쉴 수 있다. 27일 휴무 시 일요일(26일)부터 목요일(30일)까지 닷새를 연속으로 쉴 수 있지만, 31일 휴무이면 화요일(28일)부터 금요일(31일)까지 나흘 쉬고 토요일(2월1일)에 다시 일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미 발표한 사안이라 이제 와서 공휴일 날짜를 바꿀 경우 이미 27일 휴일을 전제로 세워놓은 계획들이 다 틀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KTX 예매, 여행 계획 등 혼선을 우려해 기존 계획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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