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측 4명 선임 권고…집중투표제는 반대"
한국ESG평가원, 고려아연 측 안건 지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국내 의결권 자문사 한국ESG평가원이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현 경영진 측 안건에 찬성을 권고하며 MBK· 영풍 측의 주장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ISS는 고려아연의 핵심 사업 성과와 투자 수익률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사 수 상한 설정안 등 현 경영진의 다수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ISS "고려아연, 동종업계 대비 우수한 투자 성과"
ISS는 10일 공개한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고려아연은 글로벌 아연 제련 부문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기술 선도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러한 점은 MBK·영풍도 인정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려아연은 역사적으로 동종업체보다 높은 영업 마진을 기록해왔다"고 덧붙였다.
ISS는 MBK·영풍이 비판한 고려아연의 총주주수익률(TSR)에 대해서 다른 의견을 냈다. ISS는 최윤범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된 2019년 3월부터 MBK·영풍의 공개매수가 있기 전인 2024년 9월까지 고려아연의 TSR은 45.8%로, 동종업계 중앙값인 37.8%를 웃돈다고 분석했다.
반면 MBK·영풍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려아연의 TSR이 동종업계 최하위권”이라고 주장했으나 ISS는 “MBK는 비교에 사용한 동종업계 목록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투하자본수익률(ROIC) 측면에서도 ISS는 “고려아연의 ROIC는 지난 몇 년간 동종업계 중앙값을 3.6~5.5%포인트를 넘는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MBK·영풍이 지적한 이그니오홀딩스 투자에 대해선 현재로서 평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사 수 상한 설정 찬성…16명 이사회가 적정"
ISS는 고려아연이 이번 임시주총에서 제안한 이사 수 상한 설정과 관련해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이사회 비대화로 인한 비효율성을 방지하기 위해 이사 수 상한이 필요하다”는 고려아연 측 입장을 수용하면서 MBK·영풍이 제안한 이사 후보 14명 중 4명에 대해서만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16명으로 재구성된 이사회는 보다 민첩하고 기능적이며 새로운 관점을 추가하고 강력한 논의를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사회 적정 인원을 16명으로 판단한 셈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에 대해 "ISS가 이사회를 16명으로 제한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힌 건 MBK·영풍의 이사회 장악 시도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해된다”고 평가했다.
ISS는 ▲액면분할 ▲소수주주 보호 정관 명문화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집행임원제 도입 등에 대해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이번 임시주총의 또 다른 핵심 안건으로 꼽히는 집중투표제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했다.
한국ESG평가원도 현 경영진 지지
앞서 7일 한국ESG평가원도 보고서를 통해 현 경영진 측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ESG평가원은 "고려아연 장기지속 성장과 주주권익 측면에서 현 경영진 측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며 현 경영진이 제안한 안건에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ESG평가원은 "현 경영진 측은 지속가능경영의 잣대인 국내외 ESG평가기관들의 ESG등급에서 영풍 측보다 우위를 보인다"며 "MBK 같은 사모펀드는 기업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등에 강점을 갖고 있지만 현재 고려아연은 그와 같은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기 힘들어 MBK가 기업가치 제고에 우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총평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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