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부회장 "충분히 승산"
AI·소프트웨어·하드웨어 인프라
삼성전자 AI로봇 독자개발 가능
반려로봇 '볼리' 진화따라 평가
삼성전자가 세계의 기술 트렌드가 총집합하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5에서 새 먹거리 사업으로 ‘인공지능(AI) 로봇을 낙점하고 전력투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AI 열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던진 승부수다. 로봇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는 컴패니언(동반, 반려)과 휴머노이드에 초점을 맞춘다고도 밝혔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모는 사냥법을 택한 것인데, 이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로봇 사업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고 "(테슬라 등 경쟁사에 비해) 아직 시작 단계지만 새로 나온 기술을 유연하게 접목하면 우리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AI 로봇을 만들기 위해선 적어도 AI와 소프트웨어(OS),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현재 세계 시장에선 이 세 가지를 글로벌 기업들이 각자 나눠서 맡아 AI 로봇 하나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는 현재 가진 모든 자원을 동원하면 혼자의 힘으로 AI 로봇들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고 그를 통해 차별성과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AI 컴패니언 로봇 개발은 앞으로 ’볼리‘의 진화 속도를 통해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볼리는 노란색 공 모양의 집사, 반려 로봇이다. 집안에서 이용자를 따라다니며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가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해주기도 한다. 명령을 인식하고 수행하는 AI가 탑재돼 마치 비서와도 같은 역할을 해낸다.
볼리는 2020년 CES에서 초기 모델로 선을 보인 후 4년간의 연구와 개발을 거쳐 지난해 같은 무대에 깜짝 등장, 상용화 수준의 기능에 이르렀음을 알렸다. 그리고 1년 만에 다시 CES에서 등장해 출시 계획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볼리에 대한 일반인들의 호응이 대단했고 주목도도 높아져 사실상 볼리가 삼성의 로봇 사업을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될 가능성도 엿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볼리가 시간이 흐를수록 주목도가 점차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볼리는 앞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진출하면서 더 화제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볼리를 이르면 오는 5~6월 우리나라와 미국에 먼저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가전제품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구독 사업을 볼리에 대해서도 추진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고삐도 당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한종희 부회장 산하에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기술 연구와 개발에 돌입했다. 추진단은 우리나라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LAB),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밑바탕으로 하고 기존에 삼성전자 내에 있던 관련 로봇 연구 부서들이 합류, 하나의 태스크포스(TF) 형태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 멤버이자 카이스트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가 단장을 맡고 연구원은 약 50명이 합류한다. 적지 않은 인력이 투입됐고 오 교수를 단장으로 영입한 즉시 CES로 초청해 세계 각국의 로봇 기술을 살펴볼 기회를 마련해준 점은 삼성이 얼마나 이 사업에 사활을 걸었는지를 짐작케 한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휴머노이드는 이번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피지컬 AI‘를 앞으로 주목받을 테마로 지목한 뒤 개발에 매진해야 할 세부 분야로 언급하면서 기업들 사이에서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 부회장은 황 CEO의 기조연설 내용을 특별히 언급하며 "휴머노이드 계획이 점차 빨라질 것 같다"며 "우리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함께 간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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