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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서방에 파병 요구…"북한군 4000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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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서방 지원국들에 군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러시아에 파병돼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 사상자는 약 4000명이라고 추산했다. 같은 날 유엔(UN) 인권이사회는 3년 가까이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수가 총 1만2000여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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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서 "우리 목표는 러시아에 평화를 강제할 수단을 최대한 많이 찾는 것"이라며 "나는 파트너들의 파견대 배치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UDCG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 주도로 구성된 지원국 장관급 협의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작년에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파견대를 배치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며 "이를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더 실질적으로 노력하자. 영국을 비롯한 일부 파트너로부터 이를 지지한다는 신호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요구하는 외국 군대가 전투 병력인지, 휴전을 전제로 한 평화유지군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그는 이달 초 공개된 인터뷰에서는 평화협정 준수를 보장하기 위한 평화유지군 배치를 지지한다고 언급했었다.


이와 함께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모든 유럽을 위해 이 전쟁을 품위 있게 끝내고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결탁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나약함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국민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며 우리가 아는 한 오늘까지 4000명을 잃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에 앞두고 이번 회의를 마지막으로 주재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중단하면 더 많은 침략, 혼란,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회의를 마치고 나서도 "미국은 언제나 신뢰할 만한 파트너였다.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며 "나는 그들(트럼프 행정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추측하지 않겠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 참석 중이다.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 참석 중이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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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 취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 뒤면 더 협력하고 의지하며 더 큰 성과를 내야 할 시간"이라며 "우리가 만든 방위 연합체를 계속 구축하지 않고 지금 망치는 건 솔직히 미친 짓"이라고 주장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철회하면 EU가 주도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미국의 향후 지원에 대해 추측하지 말라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재까지 민간인 사망자 수는 1만2000명대로 파악됐다. 알나시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는 전날 회의에서 약 3년 가까운 기간에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사망자 1만2300여명이 나왔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 수치는 확인된 사망자만 포함한 것이어서 실제 희생자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최근 들어 무인기(드론)와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인명피해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9~11월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574명으로 파악됐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러시아가 작년 11월 한 달간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장거리 드론 수는 2000여대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현장 영상을 보면서 조종할 수 있는 소위 '일인칭 시점 드론'을 사용한 공격에서 민간인과 군인을 구별할 수 있음에도 사망으로 이어지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유엔은 러시아군에 붙잡힌 우크라이나군 포로가 즉결처형된 사례가 최근 급증한 점도 '전쟁 범죄'라고 지적했다. 알나시프 부대표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즉결처형한 것으로 확인된 것은 68건이며 최근 급증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즉결처형은 전쟁범죄로 반드시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며 "러시아는 이런 행위를 중단하고 책임자를 기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도폭탄 5만1000개를 투하했다고 발표했다. 활공폭탄이라고도 불리는 이 무기는 러시아군이 재래식 폭탄에 날개와 위성 유도 장치를 달아 개조한 것으로, 체공 시간이 짧아 대공 방어망으로 추적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러시아군은 전날에도 유도폭탄을 썼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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