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불황 여파
상인들 "특수 사라져"
얼마 전 초등학생 자녀의 졸업식에 참석한 학부모 임모씨(43)는 사용한 꽃다발을 중고거래 사이트에 내놨다. 임씨가 이날 오전 꽃집에서 6만원을 주고 구입한 꽃다발은 게시글을 올린 지 10분도 안 돼 이웃 학부모에게 2만5000원에 판매됐다. 임씨는 "꽃다발이 6만~7만원씩 하는데 비싼 돈 주고 구입해 잠깐 쓰고 버리기 아까워 올렸다"며 "연락이 많이 올 줄 몰랐는데 4명이나 구입 문의를 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일회성 지출을 줄이려는 것이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급 학교에서 졸업 시즌을 맞은 가운데 고물가 속 꽃 가격까지 오르면서 꽃다발 중고거래까지 성행하고 있다. 새 꽃다발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줄면서 꽃집 상인과 화훼 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9일 지역 맘카페와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는 '방금 사용한 꽃다발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한 판매자는 "오늘 오전 7만원에 구입한 꽃다발을 3만원에 판매한다"며 "잠깐 들고 사진만 찍어 훼손된 곳도 없고 싱싱하다"고 적었다. 오후 1시께 작성된 글에는 올라온 지 30분 만에 '구매하겠다'는 댓글이 달리며 '예약 중'으로 전환됐다. 사촌 동생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고 꽃다발을 구매했다는 직장인 윤모씨(31)는 "비싼 돈 주고 구매해봐야 금방 시들고 처치 곤란이지 않나. 꽃다발에 들이는 돈을 아껴서 차라리 용돈을 주자는 생각으로 저렴한 것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꽃다발까지 중고시장에 나오게 된 데는 매년 치솟는 꽃 가격의 영향이 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꽃다발로 많이 사용하는 거베라의 1월 평균 가격이 1만94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장미는 1만6125원으로 43.1%, 프리지아는 4732원으로 41.6% 올랐다. 한국화훼협회 관계자는 "화훼 농가의 면적 자체가 많이 준 데다 올해 가을 기후 영향으로 중국 하이난, 광저우 등지에서 수입해 오던 꽃 수입량이 급격히 줄었다"며 "국내 출하량과 수입량이 동시에 줄면서 올해 꽃값이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물가에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중고거래까지 성행하자 상인들은 '이제 특수마저 기대할 수 없다'며 암담한 분위기다.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강모씨(53)는 "지난주에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는데 예년보다 예약 건수나 판매량이 모두 절반씩 줄었다"며 "이 정도로 팔아선 인건비도 안 나오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한모씨도 "졸업식 맞춤으로 저렴하게 꽃을 구성해 4만원대로 가격을 내려도 비싸다는 반응"이라며 "매년 꽃값은 오르지, 손님은 줄지 더는 특수도 기대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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