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HDC) 사장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축구협회에 5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자 광주 학동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참담하다"고 밝혔다.
유가족 협의회는 4·16 세월호 등과 전날 성명을 통해 "피해자들의 고통은 방치한 채 축구 인프라 확충에는 거액을 기부하겠다는 그의 행보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헤집고 난도질하는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또 "HDC가 원청으로 참여한 학동 철거 공사 현장의 붕괴 사고로 17명이 죽거나 다쳤다"며 "이들에 대한 피해 복구는 현재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가족 등이 요구하는 트라우마 치료센터 설립·추모 시설 등의 지원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들을 방치한 채 축구 인프라 확충에 거액을 기부한다는 정 회장의 행보는 우리들의 고통을 헤집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HDC는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을 통해 참사를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는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처사로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재난참사피해자연대도 성명을 통해 "참사 피해자들의 피눈물이 섞인 호소는 외면한 채 축구종합센터 건립을 위한 기부만을 우선시하는 정 회장의 행보는 참사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를 우롱하고 모욕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들과의 약속을 외면한 채 자신의 이미지 개선에만 몰두하는 정 회장의 행태에 우리는 깊은 분노와 실망을 느낀다"며 "정 회장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피해자의 아픔을 보듬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품격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1년 6월 9일 오후 4시 22분 학동 4구역 재개발 건설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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