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서 법 공부했길래"
"대통령 잘못 뽑은 대가 혹독"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한 가운데,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나라 꼴이 엉망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지난 5일 자신의 누리집에 "이게 나라냐?"란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나라가 돌아가는 모습이 영 아니다 싶을 때 우리가 자조적으로 하는 말이 '이게 나라냐'다. 어제 한남동에서 벌어진 해프닝을 보며 그 말이 문득 머리에 떠올랐다"며 "못난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나라 꼴이 말이 안 나올 지경으로 엉망이 돼 버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늘 입버릇처럼 '법질서'를 부르짖던 사람 아니었나. 자기 정적에게는 먼지 하나라도 털어내 추상같은 법의 철퇴를 내려치던 사람"이라며 "마치 법의 화신인 양 우쭐대던 사람인데, 법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적용될 것 같으니 안중에도 없다는 식으로 무시해 버린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그러면서 "법원이 정식으로 발부한 영장인데, 그것이 불법이라며 불복할 이유가 손톱만큼이라도 있느냐"며 "어느 나라에서 법을 공부했길래 검사 생활을 오래 했다는 사람이 그런 무식한 발언을 감히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교수는 "자신이 무죄라고 생각하면 수사기관에 제 발로 들어가 떳떳하게 입장을 밝히면 되는 일 아니냐"며 "남들보다 앞장서서 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남들은 다 지키는 법질서를 헌신짝처럼 여긴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어떻게 국가기관인 경호처가 법질서 유지를 담당하는 다른 국가기관이 정당하게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 훼방을 놓느냐"면서 "듣자 하니 어제 경호처 사람들은 개인 화기로 무장을 하고 있었단다. 사정이 급박하다고 느낄 경우 영장 집행을 위해 달려온 수사관들과 총싸움이라도 하려 했단 말이냐"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대통령이란 직책을 한사코 끌어안고 있는 사람이 벌이는 작태로 인해 하루하루 사회가 망가져 가고 있다"며 "자리를 지키려는 탐욕에 눈이 멀어 양심도, 체면도, 상식도, 애국심도 모두 헌신짝처럼 내던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한시라도 빨리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려 그를 영원히 추방하는 일뿐"이라며 "시간을 끌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가 얼마나 더 망가지게 될 것인지 심히 걱정된다. 대통령 한 사람을 잘못 뽑은 대가가 이렇게 혹독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덧붙였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삼성이 와 준다면"…인텔 놓치더니 삼성전자에 러...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