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74.0%, 저속노화 위해 시간·비용 투자 의향
CJ·오뚜기 등 즉석밥 중심으로 저속노화 식단 확대
'저속 노화' 열풍이 국내 식품업계를 강타했다. 장기적인 건강 관리가 삶의 중요한 가치로 평가받고, 1990년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를 중심으로 저속노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식품기업들이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햇반 곤약밥'이 저속노화 밥으로 화제를 모으며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넘어섰다. 이에 곤약밥, 솥반, 저단백밥 등 웰니스 즉석밥의 카테고리를 세분화하며 포트폴리오를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오뚜기도 지난해 10월 현미 비율을 끌어올린 '수향미 현미밥' 출시한 데 이어 11월에는 쌀 대신 귀리를 주재료로 사용한 주먹밥 시리즈를 선보이며 관련 제품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저속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저속노화란 말 그대로 천천히 나이 드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 충분한 수면 등을 통해 노화 속도를 늦추는 건강관리 방식을 말한다. 노화를 부정적인 개념으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삶의 한 단계로 받아들이면서 '건강한 노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웰에이징(Well-aging)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7.8%가 노화 방지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웰에이징이란 건강하고 활력있는 노화 과정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며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저속노화 트렌드의 특징은 기존 노화 관련 트렌드가 중장년층 중심으로 이뤄졌던 것과 다르게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높아진 관심과 웰니스 제품의 보급 확대 등으로 젊은 세대 안에서 장기적인 건강관리가 하나의 중요한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저속노화를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67.2%로 집계된 가운데 30대의 동의율은 74.0%로 40~60대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외식업계에서도 저속노화 식단 열풍을 반영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아워홈은 구내식당에서 개인의 건강상태를 토대로 전문 영양사가 일대일 컨설팅을 해주고 맞춤 식단을 제공하는 '캘리스랩'을 운영하고 있고, 풀무원 도 비건 인증 레스토랑 '플랜튜드'에서 식물성 대체식품 등을 활용한 식물성 지향 식단을 선보이며 작년 말까지 누적 방문객 29만4000명을 기록했다.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층에서도 저속노화 식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건 최근 젊은 세대에서 당뇨와 고혈압 환자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30세대 당뇨환자는 2018년 13만9000여명에서 2022년 17만4000여명으로 25.2% 증가했고, 같은 기간 고혈압 환자는 21만3136명에서 26만8832만명으로 21.4% 늘었다.
한편 저속노화 식단은 단순당과 정제 곡물 섭취를 제한하고, 잡곡밥·채소·단백질 등 혈당지수가 낮은 식자재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다. 핵심은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인 '혈당 스파이크'를 억제해 당뇨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장기적으로 노화를 늦추는 데 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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