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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원가는 안 올랐다…새해부터 화장품 가격 인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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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주요 브랜드 제품 가격 인상
물류, 마케팅비용이 가격 상승 주도 했을 것
중소브랜드 가격 오르면 소비자 부담 커질 듯

새해 벽두부터 화장품 가격이 대폭 인상됐다. 오휘, 숨37, 설화수 등 대기업 화장품 브랜드들이 중심이다.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급격하게 환율이 요동친 것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화장품 가격 인상이 중소형 브랜드로 확산돼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 퍼스트 제너츄어 립스틱 & 립밤 듀오 홀리데이 에디션. 오휘 홈페이지

더 퍼스트 제너츄어 립스틱 & 립밤 듀오 홀리데이 에디션. 오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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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 1일자로 오휘와 숨37, 빌리프, 더페이스샵 브랜드 제품 가격을 1000원에서 최대 6000원 올렸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군에 속하는 오휘는 상위 라인인 '더퍼스트 제너츄어'를 중심으로 '프라임 어드밴서', '미라클모이처', '익스트림', '미라클아쿠아' 등 주요 라인의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LG생건 새해 벽두부터 가격 인상…최대 10%↑
새해를 맞아 LG생활건강과 미샤·어퓨·에뛰드 등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 예고한 2일 서울 한 화장품 판매 매장에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강진형 기자

새해를 맞아 LG생활건강과 미샤·어퓨·에뛰드 등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상 예고한 2일 서울 한 화장품 판매 매장에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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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 폭이 가장 큰 제품은 '더 퍼스트 제너츄어'라인이다. 가장 비싼 제품인 만큼 기초 제품의 경우 5000원 인상됐다. 이중 '립스틱&립밤 듀오 홀리데이 에디션'은 8만5000원에서 9만1000원으로 6000원 올라 인상 폭이 가장 컸다. LG생건이 해당라인의 립스틱과 립밤 제품 가격을 각각 3000원씩 인상하면서 세트 상품의 가격도 동일 하게 인상된 것이다. 인상률로만 보면 오휘 '웰메이드 베이스' 라인의 '얼티밋 커머 스틱 파운데이션'이 가장 높았다. 이 제품은 5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10%나 인상됐다.

브랜드 '숨37'은 1000~5000원 사이에서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마이크로A' 라인의 '마이크로 루틴 기획' 상품은 5000원 올라 8만원으로 앞자리가 바뀌었고, '워터풀' 라인의 '앰플 에센스 50㎖' 제품은 5000원 인상된 10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브랜드 '빌리프'는 최대 4000원의 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졌고, 브랜드 더페이스샵도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 조정에 나섰다. 회사는 오휘와 숨37, 빌리프의 일부 제품들에 대해 2월1일에도 가격 조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LG생활건강 주요 브랜드들의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2023년 11월1일 이후 처음이다. 약 1년 2개월 만에 가격 조정에 나선 셈이다. 당시 회사는 물가 인상을 이유로 오휘 브랜드 제품은 평균 4%, 숨 브랜드 제품의 경우 평균 5%가량 인상했다. LG생활건강 측은 "고환율·고물가로 인해 가격 조정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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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도 주요 브랜드인 '설화수'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3월 중 가격 조정이 예상되며 아직 인상폭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리뉴얼된 업그레이드 제품만 가격 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설화수 자음수, 자음유액, 탄력크림의 경우 성분과 패키지 등이 변화하면서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단순하게 제품 가격을 일괄적으로 올릴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 에뛰드는 섀도 '룩 앳 마이 아이즈' 가격을 55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렸다. 에이블씨엔씨의 브랜드 '미샤'와 '어퓨'도 1000~2000원 사이에서 가격을 조정했다.


"원재료보다는 부자재, 마케팅 비용 인상 적용됐을 것"

업계에서는 화장품을 만들 때 사용되는 원재료보다는 부자재와 마케팅 비용 인상으로 인해 화장품 가격이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원료의 가격 인상이 있더라도 소비자 제품 가격을 크게 끌어올릴 정도로 원가가 오르지 않은 탓이다.


실제 화장품 가격은 원가 10~20%, 부자재 30%, 마케팅 비용 50% 등으로 구성된다. 원가는 제조 단계에서 화장품 가격으로, 화장품위탁생산업체(OEM)의 공장 출고가격이다. 2020년 이후 화장품 제조업체들의 원가 추이를 보면 기초 제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236원으로 약 400원가량 상승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약 13원 올랐다. 색조 제품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격은 2723원으로 전년보다 20원이나 더 저렴했다. 이 기간 화장품의 주요 원재료도 에탄홀은 1980원에서 1700원으로 내렸다. 글리세린의 경우 1150원에서 1230원으로 소폭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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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본지가 최근 국내 화장품 제조 업체들에게 확인한 결과 각 화장품 브랜드에 기존 생산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고지한 경우는 없었다. 물류비, 마케팅 비용 인상 등이 가격 인상에 주요한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화장품 제조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그 상태가 지속될 경우 원자재값 인상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지만, 이 때문에 제품 가격을 대거 올리지는 않는다"며 "비축해둔 원료도 있고 오랜 기간 거래하는 거래처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화장품 수출 물량이 많이 늘어난 만큼 환차익을 누릴 수 있어 비용 증가분을 상쇄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화장품 기업들이 실적 방어를 위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LG생활건강은 현재 제품 대부분을 자체 생산해 판매까지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5조2020억원, 영업이익 41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 대비 각각 0.6%, 4%가량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올해 1분기 수익 추정치는 매출액 1조7366억원, 영업이익 13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10%나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중소기업 화장품 기업도 가격 조정에 합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제조사들이 이미 생산하는 제품을 같은 가격에 납품하더라도 가격 인상 흐름에 맞춰 브랜드사가 마케팅, 인건비, 물류비 등을 이유로 덩달아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가격 인상률로 보면 두 자릿수 상승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제품이 리뉴얼되거나 새로운 기술력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면 가격 인상에 대해 소비자들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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