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 멈춰라' 푯말 든 윤 대통령 지지층
트럼프 지지자들이 부정선거 칭하며 쓴 말
"윤 대통령과 트럼프 발언 점점 비슷해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과 반대 측 시위대가 모두 미국과 관련한 상징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미 주요 언론이 주목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이뤄진 지난 3일 지지자들은 성조기를 흔들면서 미국 국가를 부르고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라는 구호가 적힌 푯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구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트럼프 지지자들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엑스(X·구 트위터)에서 이 푯말을 든 시위대 사진을 보고 "놀랍다(Wow)"라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적 발언이 갈수록 비슷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WP는 "트럼프가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안으로부터의 적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듯이 윤 대통령도 야당이 ‘반국가세력’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했다"며 "일부 극보수 유권자들이 부정 선거론을 믿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져 왔으며 특히 12.3 비상계엄 이후 더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도 ‘공포와 음모론이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방식’이라는 기사에서 "트럼프의 배후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있다면 윤 대통령에게는 ‘태극기 부대’가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들에게 윤 대통령 수호는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종북주의자’들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것과 동의어"라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 3일 광주시청 앞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의 구호인 ‘sic semper tyrannis(폭군들에게는 언제나 이렇게)’가 새겨진 버지니아주 기가 게양돼 눈길을 끌었다. 이는 1776년 미국 독립전쟁 당시 채택된 구호로, 영국군에 대항해 폭군들이 비참한 말로를 맞을 것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해당 깃발은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가 지난해 11월 버지니아주 대표단이 광주에 갔을 때 받은 환대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전날 광주시에 보내준 것이다. 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폭군 윤석열을 체포하는 아침, 버지니아주 주지사가 보낸 주 깃발과 감사증서가 도착했다"며 "깃발에 쓰인 문구가 의미심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력을 남용하는 자는 반드시 파멸에 이르게 된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라고 강조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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