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착륙 관련 내용 등 담겨
"필요 부분만 뜯어 본 듯" 추측
정부합동조사단, 수거 후 분석 작업 돌입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항공기 운영 매뉴얼의 일부가 손으로 다급히 뜯어낸 듯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직전 기장이 이를 참고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2일 MBN 보도에 따르면 사고 현장 주변에서 수치가 빼곡하게 기록된 종이 서너장이 발견됐다. 이는 사고가 난 기체에서 튕겨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운영 매뉴얼의 일부다. QRH(Quick Reference Handbook)로도 불리는 해당 매뉴얼은 총 2000쪽에 달하는 두꺼운 설명서로, 조종석 옆 기장과 부기장의 손이 항상 닿을 수 있는 곳에 기체마다 두 권씩 비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된 페이지에는 보잉 737-800 기종이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에 필요한 장치)를 내린 상태에서 최소 동력으로 날아갈 수 있는 거리가 적혀 있었다. 또한 일부 페이지에는 물 위에 비상착륙하기 위한 '수면 불시착' 절차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김광일 신라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매뉴얼을) 다 펼쳐놓고 볼 수 없으니 급한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만 뜯어서 보고 판단했던 것 같다"며 엔진 두 개가 모두 꺼진 기체를 착륙시키기 위한 노력의 흔적으로 해석했다. 해당 매뉴얼 조각은 정부합동조사단이 수거 후 분석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승객 대부분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행한 지난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놓인 사고 기체 잔해에서 소방대원들이 사상자를 수색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앞서 지난달 29일 태국 수완나품 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는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바퀴가 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항공기 몸통을 이용해 미끄러지듯 착륙하는 것)을 시도했다. 그러나 10여초 만에 활주로를 300m가량 벗어나 콘크리트 외벽과 충돌, 굉음과 함께 항공기가 반파되며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였다.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했으며, 소방청 집계 결과 구조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객 179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로 남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4일 오전 0시까지 7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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