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여의고 국시 준비한다는 아들 향해 조롱
국시 준비를 '휴직 미동참'으로 여긴 듯
의사·의대생 전용 익명 커뮤니티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을 조롱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인근 무안스포츠파크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기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헌화 하고 있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공항 참사에 대한 의사 커뮤니티 끔찍한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의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속 글을 캡처한 것으로 추정된 사진 함께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내부 폭로를 결심하게 됐다”는 글을 썼다. 그는 “저런 인간들이 의사로서 진료를 본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며 “제발 널리 퍼트려서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글쓴이가 게재한 사진을 보면 이날 오전 메디스태프에는 제주항공 참사서 어머니를 잃은 20대 아들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됐다. 해당 기사에는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어머니를 잃은 자녀 유족이 의사가 되길 바라던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을 유언으로 받아들이고, 사고 현장 텐트에서 의사 국가시험을 준비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담겼다. 그의 어머니는 평소에도 의사고시를 앞둔 아들을 격려했으며 참사 전날까지도 응원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기사를 본 의사와 의대생들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보듬는 대신 아들을 조롱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대다수 의대생이 학교를 떠난 상황에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휴직에 동참하지 않은 ‘근거’가 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다수의 의사와 의대생들은 “역시 감귤 존경스럽다” “나라면 공부가 눈에 안 들어올 듯” 등 비아냥대는 듯한 댓글을 달았다. 특히 “감귤 낳은 게 이미 죄”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노”처럼 고인을 욕하는 충격적인 댓글도 있었다. 감귤은 휴학하지 않은 의대생, 사직하지 않은 전공의를 비하하는 단어다.
이에 누리꾼들은 “저런 사람들이 의사라니” “또 의사야? 이젠 놀랍지도 않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냐. 인간이길 포기했구나” “끔찍하다. 당장 수사해서 의사 면허 박탈하라” “휴직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이젠 죽음도 조롱하는구나” “분명히 벌 받을 거다” “신상 까발려지길 기도할게”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사고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3분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이 랜딩기어 결함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고 승무원 2명만 구조되는 대형 참사였다. 이 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참사로 남게 됐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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