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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기장? 알고 촬영?…악플·가짜뉴스 만들고 퍼나르다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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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영상 제보자에게도 망언과 악플 쏟아져
참사 관련 허위 사실이나 2차 가해도 확산해
무분별한 악플에 경찰 측도 엄정 수사 예정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악플과 더불어 가짜뉴스가 온라인상에서 떠돌아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연합뉴스는 무안국제공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48)가 지난 29일 사고 모습이 담긴 영상물을 제보했다는 이유로 각종 음모론과 억측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A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기체가 활주로에 착륙한 이후 외벽에 부딪히는 모습이 정확하게 담겼다. 이후 다수의 언론이 A씨 영상을 활용해 사고 상황을 보도했다.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유류품을 탐색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유류품을 탐색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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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A씨가 사고가 날 것을 미리 알았던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퍼졌다. 30일 A씨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보도 이후) 일부 모르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 촬영물을 제보한 대가로 얼마를 받았냐고 묻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이 너무 황당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전날 영업을 준비하며 하늘을 바라보다 기체의 움직임이 평소와 달라 이상하게 여겼다"라며 "비행기가 유독 낮게 날았고 평소보다 선회 반경도 작아 '뭔가 이상하다' 싶어 촬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수시로 이착륙 모습을 봤지만 그런 광경은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는 가게를 나와 옥상에 올랐고, "그땐 비행기가 바닥에 닿으려고 하는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사고 상황을 가까이서 목격한 A씨는 밤잠을 설친다며 발언 중 울먹거리기도 했다. 그는 "눈만 감으면 비행기가 폭발하는 장면이 생각났다. 지금 생각해도 울컥한다"며 "유가족분들에게 죄송하면서도 이 영상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참사 희생자를 비롯해 기체를 조종한 기장과 부기장을 향한 허위 사실이나 2차 가해성 게시글도 온라인에서 확산 중이다.

기장과 부기장 모두 남성, 회항 기체 기번 HL8303

지난 29일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행기를 조종한 기장과 부기장을 여성이라고 추측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장이 2019년부터 기장했다는데 시기가 딱 제주항공이 여자 기장 홍보할 때랑 맞아떨어진다", "기장 여자 맞지?" 등 근거 없이 성별을 추정하는 글이 게재됐다. 제주항공 측의 자료를 보면, 사고기의 기장과 부기장은 모두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장 A씨는 공군 학사장교 출신으로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3월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급했다. A씨의 총 비행시간은 6823시간에 달한다. 제주항공의 사고 관련 브리핑에 따르면 제주항공에선 부기장 임명 이후 3500시간 이상, 근속연수 3∼4년이 지나야 기장으로 승급할 수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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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발생한 기체와 관련한 가짜뉴스도 퍼지고 있다. SNS 등에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기체(HL8088)와 2022년 11월 일본 오사카 상공에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회항한 기체가 동일하다는 내용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제주항공 측 발표를 보면, 이번에 사고가 난 기체의 기번은 HL8088이며 오사카 상공에서 회항한 기체의 기번은 HL8303이다. 두 비행기의 기종은 B737-800로 동일하지만, 기체는 다르다는 뜻이다. 제주항공은 이번에 사고가 난 B737-800과 같은 기종을 총 39대 운용하고 있다. 항공사는 각 항공기에 고유한 등록번호를 부여해 관리한다.


이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고인에 대한 2차 가해나 책임을 묻는 게시글도 등장하면서 이를 자제해달라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누구나 내일 당장이라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길. 가볍게 말하자 말아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은 사고를 두고 이런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나온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고 댓글을 달았다.

경찰, 여객기 참사 희생자 모욕 인터넷 게시물 엄정 수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인근 무안스포츠파크에 희생자 애도를 위한 합동분향소가 마련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인근 무안스포츠파크에 희생자 애도를 위한 합동분향소가 마련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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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79명이 숨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두고 악성 게시물과 악성 댓글, 허위 사실을 작성하는 누리꾼들에 대해 경찰이 대응에 나섰다. 30일 연합뉴스는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희생자를 겨냥한 모욕성 인터넷 게시글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수사한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신고가 없더라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 모니터링을 통해 적극적으로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참사 발생 직후부터 희생자 유가족들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게시글이나 댓글이 작성돼 공분을 샀다. 국내 한 커뮤니티에는 이번 참사가 발생한 당일인 전날 작성된 '무안 공항 유가족들만 횡재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논란이 됐다. 해당 게시물은 "보상금 받을 생각에 속으로는 싱글벙글일듯"이라며 유가족을 조롱하는 듯한 짤막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이번 참사 소식을 전하는 주요 포털사이트의 뉴스에도 사고 발생 장소인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주목해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누리꾼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무분별한 악플이 잇따르자 일부 SNS에서는 참사 관련 기사에서 댓글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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