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액공제·답례품 기대하고 기부…공제혜택 0원?[헛다리경제]

(50)세액공제 노렸다면 대상인지 먼저 파악하고 기부해야

편집자주좀 더 나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똑똑한 경제활동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헛다리를 짚은 경우가 많다. 기업 마케팅에 속거나 순간적 이득에 눈이 멀어 잘못된 판단을 하면 결국엔 피해 보는 쪽은 소비자다. 일상생활 속 대상을 잘못 파악하고 일을 그르친 '헛다리' 짚는 경제활동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세액공제와 기부금의 30%에 달하는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는 쏠쏠한 혜택으로 2030세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소득에 따라 세액공제 금액이 달라지거나 혜택을 못 받을 수도 있는 만큼 해당 지역 발전을 위한 기부가 목적이 아니라면 본인이 세액공제 대상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민등록 주소지를 제외한 지자체(광역·기초)에 기부해 지역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기부문화 조성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의 균형 발전 등을 위해 2023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자체는 기부 금액으로 지방 재정을 확충해 취약계층, 청소년 지원, 문화·예술·보건 증진,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싣는다. 기부자는 좋은 일을 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세액공제, 답례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답례품 종류도 알차다. 전통 된장, 고추장, 쌀 10kg, 한우, 차박 패키지 등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생활용품, 관광·서비스, 지역 상품권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최근 부산시는 답례품으로 '공영텃밭 분양권'을 내놓기도 했다.

연간 500만원까지 가능했던 기부 금액이 올해 2000만원까지 늘었다. 12월 마지막 날인 31일 23시30분까지 마쳐야 연말정산 때 절세 혜택으로 되돌려 받는다. 기부금액 10만원 이하는 100%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10만원 초과분에 대한 세액 공제율은 16.5%다. 예컨대 연간 50만원을 기부하면 (10만원+40만원X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기부액 30%(15만원)를 포인트로 받아 지자체 답례품을 구매할 수 있다.

혜택에 관심이 쏠려 앱 대기 기간이 길어진 모습(좌). 지자체에서 내놓은 답례품(우). 고향사랑e음 공식 홈페이지

다만, 기부는 했지만 세액공제를 못 받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본인의 결정세액(세액공제와 감면 등을 차감한 후의 세금)에 따라 공제받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0만원을 기부한 사람이라도 결정세액에 띠라10만원 미만의 공제혜택만 받을 수 있다. 모든 세금을 환급받을 예정이라면 고향사랑 기부를 통해 받을 공제혜택은 없다.

10만원 세액공제 부분을 '환급'으로 오인해서도 안된다. '10만원 기부하면 13만원 혜택' 식의 홍보 포스터 문구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행정안전부도 웹사이트에 해당 제도를 설명하면서 '10만원 기부하면 13만원 혜택'이라고 소개했다. 기부 확정 페이지까지 넘어가는 화면, 공지사항 등에 '결정세액에 따라 공제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고향사랑e음 고객센터 상담원은 "연말 때에는 기부금액에 대한 세액공제 문의가 많이 온다"면서 "개인의 결정세액에 따라 공제금액이 달라질 수 있으니 국세청에 먼저 문의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홍보 문구 때문에 착오가 생기는 것 같다"면서 "사이트 이용자분들이 해당 내용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앞으로는 안내를 더 반복적으로 해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