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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재물운 어때?" "은근 용하네"…답답한 청년들의 상담사 된 인공지능 [청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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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사주 등 운세 상담하는 MZ
챗 GPT 활용해 사주 보는 경우도

다가오는 새해를 맞아 타로, 사주 등 운세 상담을 하려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당초 점을 보는 행위 자체가 기성세대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몇 해 전부터 불확실한 미래에 고민이 많아진 청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운세를 보러 다니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특히 일부 청년들은 인공지능(AI) 챗봇 '챗 GPT' 등을 활용해 사주를 보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점집' 수요 늘자 관련 상품 증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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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직접 점집을 방문하는 게 아닌 온라인 등으로 비대면 상담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상담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채팅을 통해 신점을 본 직장인 이모씨(29)는 "이직을 하고 싶은데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답답한 마음에 신점을 보게 됐다"며 "이름이나 생년월일을 딱히 물어보지도 않고, 내가 원하는 질문에 답해줘서 좋았다. 그리고 시간도 내가 원하는 시간으로 맞춰줘서 편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신점을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니지만 희망적인 말들을 들어 내년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점집'을 찾는 수요가 높아지자 관련 상품도 늘고 있다. 전문가 연결 서비스인 네이버 엑스퍼트의 '운세·타로·작명' 카테고리에는 상품 1만 9065개가 올라와 있다. 이는 '입시·진학·유학'(1002개)이나 '자산컨설팅'(292) 등 다른 카테고리 상품 대비 압도적인 수치다. 이곳에선 원하는 가격이나 시간 옵션을 선택해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가격은 전문가에 따라 다르지만, 타로의 경우 보통 10분에 5000원~1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네이버 액스퍼트를 통해 타로를 본 직장인 임모씨(28)는 "어느 주제든 상관없이 타로를 10분 동안 볼 수 있는데, 의외로 10분이라는 시간이 짧지 않아서 궁금했던 질문들을 다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마음이 답답했는데 조언과 응원을 받아서 좋았고, 지인들에게 말하기 어려웠던 고민도 말할 수 있어서 다음에도 서비스를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재물운 어때?"…챗GPT에 물어보니
챗GPT를 통해 물어본 재물운. 챗GPT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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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AI를 활용해 사주를 보는 경우도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챗 GPT로 사주 보는 방법' 등이 화제 되기도 했다. 이름과 생년월일, 생시, 성별 등을 입력하면 전반적인 사주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챗 GPT에 사주 봐달라고 하면 봐주는데 은근 용하다", "사주도 어찌 됐든 통계학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보다 AI가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아무 질문이나 해도 답해주니까 마음이 편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챗 GPT를 통해 내년 재물운에 대해 물어본 결과, 상반기와 하반기를 나눠 구체적인 재물운 흐름에 대한 답변이 돌아왔다. 챗 GPT는 "2025년은 재물운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사화(巳火)의 강한 불기운으로 인해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시기지만, 동시에 지출이 늘어나거나 무리한 투자로 인해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했다. 또 "상반기에는 준비에 집중하고, 하반기에는 결실을 맺는 데 주력하여 큰 성과를 이루시길 바란다"고 했다.


일각에선 사주뿐만 아니라 챗 GPT와 일상적인 고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털어놓기에 부담 없을 뿐만 아니라 어떤 질문을 던져도 답변을 내놓기 때문에 힘들고 답답할 때 고민 상담창구로 활용하기 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Z세대, 점·운세도 자신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생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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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술 수요가 늘어난 배경에는 불안과 우울로 고통받는 청년들이 증가한 것과도 연관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지난 7월 발표한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73.6%는 "지난 1년간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2022년 63.9%가 같은 답변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9.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또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은 적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2022년 36%에서 올해 46.3%로 10.3%포인트 늘었다. 즉 미래의 불확실성 등을 해소하고자 점술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Z세대는 운세에 대한 관심이 다른 세대에 비해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22년 7월 발표한 'Z세대를 중심으로 본 점·운세 이용 실태'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데 관심이 많은 Z세대는 점·운세도 자신을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로 인식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Z세대는 운세를 통해 자신의 성향·성격을 파악하려는 목적이 다른 세대에 비해 높다"며 "MZ세대는 점·운세를 단순 재미로 보는 편이며, 특히 재미로 점·운세를 보는 Z세대 비율이 68.4%로 전 세대 중 가장 높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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