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창작산실)' 31개 작품이 내달부터 순차적으로 무대에 오른다.
창작산실은 예술위의 대표적인 기초 공연예술 지원사업이다. 연극·창작뮤지컬·무용·음악·창작오페라·전통예술 6개 기초 공연예술 분야의 우수 신작을 발굴해 제작부터 유통까지 단계별로 지원한다. 올해는 연극 7편, 창작뮤지컬 7편, 무용 7편, 음악 2편, 창작오페라 3편, 전통예술 5편이 무대에 오른다.
26일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전체 31개 작품 중 내달 공연할 창작 뮤지컬 2편, 연극 3편, 무용 1편 등 모두 6개 작품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가장 먼저 공연하는 작품은 내달 3∼12일 서울시 종로구 인터파크 서경스퀘어 스콘 2관 무대에 오르는 창작 뮤지컬 '무명호걸'이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무협 판타지극이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는 신립 장군이 탄금대 전투에서 패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몽진한다. '무명호걸'에서는 조선의 왕이 왜구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는 상황을 설정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무명호걸'을 제작한 공연기획사 주다컬쳐의 이규린 대표는 "난세에 항상 서민들이 나라를 지켜낸 것처럼 무명의 영웅들이 힘을 합쳐 나라를 지키는 데 일조했다는 이야기를 조금 담고 있다"며 "이름이 남겨지지 않은 사람들의 삶도 가치 있고 의미 있다는 주제를 전달하는 극"이라고 설명했다.
'무명호걸'은 서경스퀘어 스콘 2관에서 공연한 뒤 서울시 중구 CKL스테이지로 장소를 옮겨 2월4∼19일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창작 뮤지컬 '오셀로의 재심'은 8∼26일 서울시 종로구 에스에이 홀에서 공연한다. 부하 이아고의 간계에 속아 정숙한 아내 데스데모나의 부정을 의심, 결국 데스데모나를 살해하는 장군 오셀로를 재판정에 세우는 상황을 가정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박새봄 작가는 "오셀로가 지금까지 주로 남성들에 의해 해석됐는데, 피해자인 데스데모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 사건이 데스데모나에게는 어떤 일이었고 데스데모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면서 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무용 작품 '당신을 배송합니다'는 안무가 백주희가 코로나19 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모 배송업체의 배송 노동자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백주희 안무가는 "배송 노동자로 일할 때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일화를 중심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며 "배송 노동자의 치열한 삶을 소개하고 그들이 우리 속에서 그리고 사회 공동체 안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가에 대해 같이 고민해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당신을 배송합니다'는 내달 4∼5일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목련 풍선'은 11회 벽산문화상 희곡 부문을 수상한 배해률 작가의 신작이다.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내달 18∼26일 공연한다.
배해률 작가는 과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고를 소재로 희곡 '7번 국도'를 썼고 '목련풍선'은 화학공장 인근 마을의 가장 외딴집을 배경으로 한다.
배해률 작가는 "'7번 국도'를 쓸 때는 구조적인 폭력 곁에서 있는 사람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갈등을 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썼다"며 "'목련 풍선'도 화학 공장에서 무단으로 오폐수를 방류하고 있고 그것이 어떤 한 가족에게 어떤 균열을 일으키고, 그들이 어떤 회복을 시도하는지를 고민하면서 이야기를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7번 국도'를 2018년에 쓰고 '목련풍선'을 2022년쯤에 썼다"며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죽음들은 계속해서 매도당하고 잊혀진다는 것이 두 작품을 연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최근 드라마를 통해 주목받은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연극도 무대에 오른다. '벼개가 된 사나히'는 내달 11~1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남역 배우를 꿈꾸며 여성국극단에 입단한 '소년'의 여정을 그린다.
여성국극의 전통을 잇고자 하는 여성국극제작소의 박수빈 대표가 소년으로 출연한다. 박수빈 대표는 "50년 만에 연극계의 창작자들과 협업을 통해서 연극적인 요소를 가장 전면에 내세우는 여성 국극 작품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며 "올해 94세이신 여성국극 원로 1세대 배우 이소자 선생님, 올해 80세인 원로 배우 이미자 선생님이 출연한다"고 했다.
연극 '기존의 인형들 : 인형의 텍스트'는 내달 10~19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퍼펫 디자이너인 인형작업자 이지형이 만든 '인형'을 중심으로, 그 인형을 활용하는 작업을 세 명의 희곡 작가가 자기만의 시선으로 서술한 세 편의 단막극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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