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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음식을 뚝딱?"…식당 내 자동화 쉽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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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폴레·스위트그린 등 식당 체인 자동화 바람
멀티태스킹 필요한 주방 업무, 로봇 대체 난관

팬케이크를 뒤집는다. 원두를 갈아 커피를 내린다. 열기로 가득한 오븐에서 익힌 닭고기와 당근을 꺼내 접시에 배치한다. 기름이 쏟아진 미끄러운 조리대를 닦아낸다.


로봇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맥도날드 등 식당만큼은 자동화 속도가 다소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십, 수백가지의 다양한 공정이 존재하는 주방에서 멀티태스킹이 필요한 일을 로봇이 대체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로봇이 음식을 뚝딱?"…식당 내 자동화 쉽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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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요식업 전문 컨설턴트인 애론알렌앤어소시에이츠는 미 패스트푸드 업계가 식당과 주방 운영을 자동화할 경우 연간 최대 120억달러(약 17조4000억원)의 임금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맥도날드, 던킨, 치폴레 등 대형 식음료 업체들이 식당과 주방 운영을 자동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대형 외식 체인 업체인 치폴레는 26초 만에 아보카도를 자르고 씨를 빼는 자동화 기계 '오토카도' 실험을 해왔다. 또 다른 미국 패스트푸드 업체인 화이트캐슬도 18개 매장에 '플리피'라는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감자튀김 등을 만드는 데 활용했다. 뉴욕의 식당인 커널은 자동화된 주방 시스템으로 레이저 센서가 음식을 집어 올려 오븐에 넣는 것을 인식하도록 했고, 미국 샐러드 식당 체인점인 스위트그린도 연내에 12개 지점에 자동 샐러드 제조 시스템인 '인피니트 키친'을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문을 받거나 재고 관리를 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한 업체들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인력 부족,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메뉴 제조 자동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잘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수년간 주방에 로봇을 도입해 자동화하는 작업을 시도했으나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며 "주로 로봇 자동화에 성공해온 자동차 공장이나 물류 창고 등은 해당 로봇이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곤 하지만, 주방에서는 로봇 하나가 여러 공정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 투자은행인 윌리엄블레어의 샤론 잭피아 소비자 리서치 담당 이사는 "요리 시스템 자체가 대부분 맞춤형으로 이뤄진다"며 당장 튀김 요리 등을 로봇이 대체해서 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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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스위트그린이 도입을 추진 중인 인피니트 키친 기술을 개발할 당시 세세한 부분을 모두 신경 써서 계속해서 수정해야 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직원들이 닭고기 등을 요리해서 만들어두면 이를 로봇이 그릇에 옮겨 담는데, 그 과정에서 내용물이 넘치지 않게끔 그릇을 적절히 돌려가며 예쁘게 배치하도록 시스템을 계속 조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아보카도나 연어 등 자칫 모양이 어그러질 수 있는 특정 식자재는 인간이 결국 마무리 작업을 해야만 했다.

2년 전부터 이렇듯 어려운 기술 개발 과정을 끌어온 조나단 네먼 스위트그린 공동 창업자는 "아몬드를 샐러드에 넣는 정도면 쉬웠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자동화 로봇이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경영 비용을 저렴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생각을 밝혔다. 사람이 한 시간에 샐러드 음식을 최대 300개를 만들 수 있다면 로봇은 500개 생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스위트그린은 자동화한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식당 한 곳의 이익률이 31%를 넘겨 전체 평균(20.7%)을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각 식당에 일일이 로봇을 배치하기 위해 막대한 초기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로봇 자동화를 어렵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맥도날드도 2022년 미 포트워스 외곽에 사실상 완전 자동화에 성공한 매장을 열었으나 실용성이 떨어져 대규모 도입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로봇 배치를 위해서는 식당 내부 확장도 불가피해 이와 관련한 비용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치폴레 창업자인 스티브 엘스는 "식당 일을 자동화하는 건 엄청나게 복잡한 작업"이라면서 "뉴욕의 한 식당에서 자동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목표 시점이던 내년 3월까지는 기술 완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범 운영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나 직원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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