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콘텐츠 산업 결산
생성형 AI, 상용화 멀었지만 이용률 급증
OTT 수요 늘었으나 합리적 요금 경향 강해
IP 이코노미 본격화…'나 혼자만 레벨업' 등
콘텐츠 산업은 급변한다. 매년 체질 개선을 요구한다. 올해는 크게 세 가지였다. 인공지능(AI)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 심화, 지적재산(IP) 이코노미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켰다.
생성형 AI 시대 도래
생성형 AI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분기 콘텐츠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활용률은 13.2%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 7.8%보다 5.4%P 늘었고, 이용자의 98.8%가 계속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생산성 향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콘진원이 발표한 '창의 인력 실태조사'에서 생성형 AI 이용자의 65.2%가 효율성을 첫손에 꼽았다. 그 뒤는 비용 절감(8.7%), 단순 업무감소(6.5%),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사이트 향상(6.5%), 신규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 속도 향상(5.4%), 혁신과 성장 촉진(3.3%) 순이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관련업계가 초고속, 초전력 'AI반도체'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 성남 판교이노밸리클러스터에서 서웅 사피온 R&D센터 부사장이 기존 GPU보다 전력은 덜 쓰고 속도는 향상된 AI반도체 'X330'으로 대형언어모델(LLM) 데모 시연하는 모습. 대형언어모델(LLM)은 'Large Language Model'의 약자로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로 학습된 거대한 인공지능모델이다. 이번 시연에서 LLM에 '아시아경제신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 질문했다. LLM은 아시아경제를 '아시아 지역의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와 발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라며 '기술, 금융 및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통찰력을 제공한다. 나는 이 간행물이 지역 경제 문제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는데 감사한다'고 전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생성형 AI를 가장 많이 사용한 분야는 애니메이션과 게임이다. 2분기 콘텐츠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활용률이 각각 43.5%와 30.5%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12.7%와 20.0%였다. 상대적으로 활용률이 낮은 분야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씩 올랐다. 캐릭터는 5.0%에서 16.9%, 광고는 4.9%에서 15.3%, 방송은 3.6%에서 11.2%, 영화는 0.9%에서 4.4%, 음악은 2.5%에서 6.2%로 상승했다.
상용화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체 응답자의 76.2%가 생성형 AI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외부 요인으로 데이터 문제(50.8%), 사고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54.2%), 관련 법령 미비(43.8%), 공공·외부자금 조달의 어려움(34.5%) 등을 지적했다. 내부 요인으로는 도입 비용(66.0%), 어려운 알고리즘(54.2%), 기존직원 역량 부족(23.7%), 역량 갖춘 신규인력 채용의 어려움(17.7%) 등을 거론했다.
OTT 경쟁 심화…돌파구는
콘진원이 발표한 'OTT 및 콘텐츠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9.3%는 OTT를 이용한다. 지난해 86.5%보다 2.8%P 많아졌다. 대다수는 유튜브를 위시한 무료 OTT를 즐긴다. 이용률이 85.1%에 달한다. 지난해 78.2%보다 6.9%P 상승했다. 반면 유료 OTT 이용률은 55.2%에서 53.4%로 1.8%P 떨어졌다.
전반적인 수요는 늘었으나 합리적인 요금을 내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광고형 등 유료 OTT 요금제가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은 확대됐다. 월평균 지불금액도 지난해 1만2005원에서 1만500원으로 1505원 감소했다.
가장 많이 시청한 OTT는 유튜브였다. 이용률이 지난해 77.9%에서 84.9%로 7.0%P 상승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용자 수는 4624만 명이다. 확고한 시청 수요를 앞세워 모든 분야를 흡수하다시피 했다.
콘진원의 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률 집계에서 유튜브는 53.0%를 기록했다. 멜론(47.2%), 유튜브 뮤직(26.8%), 지니(18.7%), 플로(11.8%) 등을 모두 따돌렸다. 애니메이션 이용 채널 집계에선 93.4%로 틱톡(33.0%), 유튜브 키즈(28.6%) 등을 압도했다. 최근 부상하는 숏폼 콘텐츠에서도 영향력은 막강했다.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인 52시간 2분에서 41시간 56분을 차지했다.
유료 OTT 시장에선 여전히 넷플릭스(44.4%)가 강세였다. 다만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흥행작 부족으로 지난해보다 6.0%P 감소했다. 티빙은 17%로 2위에 올랐다. 프로야구 중계권 확보 등으로 지난해보다 3.8%P 증가했다. 그 뒤는 쿠팡플레이(14.8%), 디즈니+(10.1%), 웨이브(6.9%), 왓챠(2%) 순이었다.
OTT가 궤도에 안착하면서 지상파 등 레거시 미디어는 새로운 돌파구 모색이 시급해졌다. 시청률과 화제성은 물론 광고 매출까지 감소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작비마저 상승해 드라마 등의 제작 편수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IP 이코노미…웹툰·웹소설 부상
올해 가장 성공한 IP는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이다.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인기를 끌었다. 특히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글로벌 성공을 이룬 첫 사례로 평가된다. 141개국에서 다운로드 1위에 올랐고, 21개국에서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지난 10월에는 이용자 수 5000만 명을 돌파했다.
동명 애니메이션도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시청률 3위에 오르는 등 선전했다. 원작이 세계적으로 먼저 흥행해 가능한 일이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글로벌 누적 조회 수가 143억 뷰에 달한다. 일본 픽코마에서 최고 열람자 수 82만 명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대만, 태국 등에서 누적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캐치! 티니핑'도 IP의 확장의 좋은 사례로 꼽힌다. 2020년 3월부터 방영된 TV 애니메이션은 지난해 시즌 4가 최고 시청률 26.5%를 기록했다. 검증된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극장판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은 관객 123만 명을 동원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프린세스 다이어리', '신비한 상자를 열어라', '두근두근 싱어롱 콘서트' 등 관련한 공연은 매진 사례를 이뤘다. 아이스크림, 음료, 케이크, 커피, 버거, 호텔 패키지 등 다른 산업 분야와의 협업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며 IP의 위력을 발휘했다.
IP 확장의 핵심은 웹툰·웹소설의 드라마·영화화다. 원작 인기에 기대기도 하지만, 거꾸로 원작을 향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콘진원이 발간한 '글로벌 OTT 동향 분석'에 따르면 2차 저작에 따른 원작 유입 선순환 효과는 올해 약 6.6배 증가했다. 거래액도 6.2배 늘었다. 대표적 예로는 1950년대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웹툰 '정년이'가 꼽힌다. 드라마가 디즈니+ 글로벌 TV쇼 부문 6위에 오를 만큼 흥행하자 조회 수가 열세 배 증가했다. '선재 업고 튀어'도 드라마가 방영되고 원작인 웹소설 조회 수가 네 배가량 늘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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