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U, 러 간호사 통화 감청 자료 공개
"북한군, 특별 대우 받고 있어"
"다 똑같이 생겨 구별 어려워"
최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수백 명이 사상당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우크라이나 측이 다친 북한군을 수용하는 러시아 병원에서 의료진들의 불평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부상당한 북한군이 이송된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통화 감청 자료를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이 간호사는 남편으로 추정되는 군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오늘 우리 병원으로 북한군을 데려왔다. 어제는 열차에 100명 정도가 있었는데, 오늘은 120명이 왔다"며 "벌써 200명이 왔다. 앞으로 몇 명이 더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성의 남편은 하르키우 지역에서 전투를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연합뉴스
간호사는 부상을 당한 북한군을 수용하기 위해 병동이 재편됐다며 "특별 대우를 받고 있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그는 "북한인들이 엘리트가 아니면 무엇이냐"면서 "그들을 위해 병동을 확보했다. 왜 이 사람들이 특권을 갖는 것이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북한군이 마취 주사를 놓아달라고 하면 거절할 것"이라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그냥 '지옥에나 가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비속어를 사용하며 "이 사람들은 다 똑같이 생겨서 구별할 수가 없다. 이마에 마커로 써놓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인종차별적 발언도 내뱉었다. 아울러 "정말 동물원이 따로 없다. 곧 대화할 사람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UI)은 지난 14일 기준 북한군이 포함된 러시아 전투부대의 사상자가 약 200명이라고 추산했으며, 지난 16일 최소 30명의 추가 사상자가 나왔다고 알렸다. 국내 정보기관 역시 북한군 전사자 발생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쿠르스크 지역은 러시아의 막바지 영토 탈환 공세에 따라 최대 격전지가 됐다"면서 "이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이 1만1000여명으로 추정되며, 일부가 이달 들어 실제 전투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 과정에서 최소 사망자 100명, 부상자 1000명이 발생했다. 이전에도 우크라이나의 공격, 훈련 중 사고 등으로 고위급 포함 20명 안팎의 사상자가 발생한 정황도 포착했다"며 "개활지라는 낯선 전장 환경에서 전선 돌격대로 소모되고 있다는 점,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 (사상자 발생) 배경"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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