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5N1)에 걸린 중증 환자가 발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루이지애나주의 한 환자가 조류 인플루엔자(H5N1)에 걸려 위독한 상태를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H5N1 감염자가 중증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환자는 65세 이상의 고령인 데다, 기저 질환을 앓고 있어 더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CDC는 이 환자가 자신의 집 뒤뜰에서 기르다 병들거나 죽은 가금류에 노출돼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환자가 접촉한 가금류는 상업용은 아니며, 젖소나 관련 식품에 노출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올해 미국에서는 지난 4월 이후 현재까지 61명의 H5N1 감염자가 나왔다. 바이러스가 수백 곳의 낙농장으로 확산하면서 사람에게까지 전염된 경우로, 감염자 대부분은 낙농업 관련 종사자나 감염된 가금류를 도축하는 작업자였다. 다만 이번 루이지애나 환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두 경미한 증상만 보였다.
이번에 검출된 'D.1.1'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미국의 젖소와 일부 가금류, 이와 접촉한 사람에게서 검출되던 'B3.13' 바이러스와는 다른 유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캐나다와 미 워싱턴주에서 보고된 인간 감염 사례와 같은 유형으로 파악됐는데, CDC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추가적인 유전자 분석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자가 발생한 캘리포니아주는 이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올해 미국에서 보고된 61건 중 34건이 발생했고, 1건은 아직 감염원이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이 지역에선 아직 중증 환자가 나오진 않았다.
CDC는 성명을 통해 "H5N1 조류 인플루엔자가 공중 보건에 미치는 즉각적인 위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다"면서도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능한 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흔히 ‘조류 독감’으로 불리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증상은 독감과 유사하지만, 무증상부터 중증까지 그 정도는 다양하다. 지금까지 사람 간 전염 사례는 없었지만,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된 사례는 종종 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간이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 사망률은 52%에 달한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한 잔에 300원도 안해"…출근길 매일 사들고 가더...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