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 3위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합병 협상에 돌입한다. 미국 테슬라와 비야디(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위협이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강수다. 이를 통해 세계 3위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8일 혼다와 닛산의 합병 협상 개시 소식을 전하면서 양사가 지주사 체제로 편입돼 각 브랜드를 독립 운영하는 체제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혼다와 닛산은 곧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분과 기타 세부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다. 향후 닛산이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모터스까지 지주사에 편입되는 방식이다. 3사 통합 시 연간 판매대수 800만대를 웃도는 '자동차 공룡'이 탄생하게 된다.
특히 이번 합병 논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 테슬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끈다. 혼다와 닛산은 지난 3월부터 물 밑에서 협업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소프트웨어, 전기차 인프라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도 공개했다.
닛케이는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중국 기업들의 부상은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일본 업체들의 기반을 크게 흔들었다"면서 "닛산의 경우 중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판매에 고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영난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닛산은 재도약을 위해 혼다와의 합병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는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현대자동차와 전기차, 소프트웨어 협력에 나서는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틀'을 구축하기 위한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주목했다. 지난 9월 BMW는 도요타와, 리비안은 폭스바겐과 협력을 발표했다.
더욱이 일본 자동차 업계는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직면한 상태다. '관세맨'을 자처한 트럼프 당선인이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일본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최대 수출품 중 하나인 자동차가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앞서 닛산, 미쓰비시 등은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두 자릿수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공개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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