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분뇨 유기질 비료 제조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 민원을 해결할 나노기술 기반의 세정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은 환경연구본부 정원식 박사 연구팀이 비료 제조시설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암모니아를 효율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세종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 세정시스템에 나노에멀션장치와 부상분리를 적용해 미세먼지 및 악취 포집 효율을 높이고, 세정 폐수의 사용 기한을 연장해 약품비를 절감하는 등의 효과를 동시에 얻게 한다.
이 기술은 기존 기술의 단점을 보완, 미세먼지와 암모니아를 효과적으로 제거해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표준화된 처리시설을 제시한다.
기존 기술은 암모니아 제거율이 30∼60%로, 세정수 교체 주기가 7일 이내였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세정시스템은 암모니아 제거율이 90% 이상이며, 세정수 교체 주기도 45일 이상으로 늘어 경제·효율성을 두루 챙길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설치비는 기존 세정탑보다 4000만원가량 많다. 하지만 세정폐수처리에서 60%(5000만원), 약품비에서 30%(5000만원)의 비용을 줄여 연간 1억원의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비용 절감액이 설치비를 상쇄한다는 것이 건설연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때 악취 민원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은 이번 연구의 최대 성과다.
앞서 연구팀은 충남 홍성군과 경기 고양시 벽제에서 20CMM(Cubic meter/min, 1분당 20㎥ 처리용량)급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했다. 현재는 경기도 이천시 모가농협 퇴비장에서 100CMM급 실증 테스트를 거쳐 규모와 농도에 따른 퇴비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1500여 개소의 축산분뇨 유기질 비료 제조시설이 운영된다. 이들 시설에선 미세먼지, 암모니아로 발생한 악취 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환경통계포털 자료에서 악취 민원은 2014년 1만4816건에서 2019년 4만854건 등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1만2000여건(30%)은 축산 분야에서 발생한 악취 민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는 2019년 5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 부숙유기질비료 제조시설을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로 신고토록 하고, 암모니아 배출 기준을 30ppm 이하로 설정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 퇴비화 시설 및 제조공장 등의 배출시설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약액세정시스템은 처리 효율이 낮고, 세정폐수 처리와 약품비가 많이 소요되는 한계를 보인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기술 기반의 세정시스템은 축산 분야는 물론 향후 하수처리장 세정탑과 일반 공장에 설치된 세정탑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술로 미세먼지와 악취 민원을 해소, 사회적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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