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대통령 탄핵 가결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 완화전망
큰 변수 없으면 서서히 안정화 전망
미국우선주의, 국내 경기부진 등은 낙폭 제한요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당분간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줄고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글로벌 강달러 흐름과 국내 경기부진 우려 등으로 환율이 계엄 이전 수준까지 내려가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0원 내린 1431.0원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사태 당일인 지난 3일 1442원까지 치솟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와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인해 143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탄핵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돼 환율이 당분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탄핵소추안 가결로 인해 정국 혼란이 일부 완화됐고, 대통령 직무정지로 인해 2차 비상계엄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는 점에서 시장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간의 환율 급등세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지난주 토요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됨에 따라 당장의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됐다"며 "헌법재판소 결정이 남아있지만 국회 가결이라는 큰산을 넘었다는 안도감에 외국인 투심도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아직 전부 해결된 것이 아닌데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한 달러 강세 흐름과 국내 경기 부진 우려 등으로 환율이 계엄사태 이전 수준인 1400원선 아래로 내려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탄핵안 가결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초반대에서 안정되더라도 미국 예외주의 지속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분쟁 등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환율은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탄핵안 가결로 외환시장에 반영된 정치 불확실성은 정점을 지났다고 본다"면서도 "환율이 계엄 이전 수준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치 불확실성 완화뿐만 아니라 수출 증가율 개선과 추경 등 경기 반등 시그널이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Fed(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도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Fed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최근 물가 상승을 고려해 추가 인하를 제한할 수 있다는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은 달러 강세 요인이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국회의 탄핵 결정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것이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 요인이지만 FOMC 회의 결과 등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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