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 후 이란을 중심으로 한 '저항의 축'이 급속도로 흔들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나임 카셈은 시리아를 통한 이란의 물자 보급로가 차단됐다고 밝혔다. 카셈은 "향후 상황이 변할 수 있다"면서 보급로 복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지금껏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를 통해 이란의 무기 등 각종 물자를 조달했다. 그러나 시리아 반군이 이란의 지원을 받던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면서 이 같은 물자 보급로도 제 기능을 못 하게 됐다는 것이다.
헤즈볼라 입장에선 시리아 내 보급로 붕괴의 충격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에서 가장 강력한 대리세력인 헤즈볼라는 지난달 이스라엘과의 휴전이 성사되기 전까지 지휘부 몰살과 군사자산 초토화 등의 피해를 봤다. 헤즈볼라 주변에선 '휴전 자체가 승리'라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실제로는 조직의 생존을 우려해야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급로 재건이 급선무인 헤즈볼라는 지금껏 적대관계였던 시리아 반군과도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유화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란 입장에서도 시리아 보급로의 붕괴가 전략적으로 작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시리아 보급로를 통해 헤즈볼라뿐 아니라 예멘의 후티, 이라크 민병대 등을 지원했다. '저항의 축'의 물자 공급 허브 역할을 했던 시리아 보급로 차단은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의 영향력 약화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후 시리아의 각종 군사 시설을 공습하는 한편, 지상군도 투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시리아가 '이란 테러의 전초기지'였다고 주장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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