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돌고래 전부에서 펜타닐 검출
"해양 약물, 인간에게도 악영향"
‘좀비 마약’이라 불리며 미국에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펜타닐이 지구촌 생태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미국, 멕시코, 쿠바와 접한 멕시코만 지역 돌고래에게서 펜타닐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미 텍사스 A&M 대학 연구팀은 ‘자유롭게 헤엄치는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 지방층에 있는 의약물’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최신호(20일 발간 예정)에 게재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이 살아 있는 야생 병코돌고래 83마리와 죽은 병코돌고래 6마리의 조직을 확인한 결과 살아 있는 돌고래 중에서는 18마리, 죽은 돌고래에서는 전부 펜타닐이 검출됐다. 마약성 진통제에 쓰이는 ‘오피오이드’를 비롯해 근육 이완제와 진정제 등 3가지 약물 성분이 확인됐는데 마약 펜타닐이 오피오이드 계열이다. 다만 연구팀은 돌고래 사체에서 검출된 펜타닐의 흔적이 반드시 사망 원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야생 동물에서 이렇게 높은 비율로 펜타닐 성분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인간의 소변과 대변을 통해 나온 펜타닐이 하수 처리장에서 분해되거나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자연에 유입된 후 생물학적 농축을 거쳐 야생 동물에게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해양 포유류에 대한 약물 만성 노출과 누적 효과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와 관련해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돌고래가 인간과 마찬가지로 물고기와 새우를 먹는 것을 고려하면, 해양 약물은 인간의 건강에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브라질 근처 해안가에 서식하는 상어에게 코카인 양성 반응이 나왔다. 브라질 오스왈도 크루즈 재단 연구진은 리우데자네이루 앞바다에서 잡은 13마리의 ‘브라질 샤프노스(Brazilian Sharpnose)’ 상어를 검사한 결과 모든 개체의 간과 근육에서 다량의 코카인이 검출됐다. 기존에 보고된 다른 수생생물에서 나온 것보다 무려 100배나 높은 수치였다.
연구진은 전 세계 코카인의 22%를 남미에서 소비하고 있으며, 브라질은 두 번째로 큰 코카인 소비 시장이라는 점에 주목해 코카인 소비는 늘어나는데 하수 처리 시설은 열악해 바다에 코카인이 누적된 것이라고 봤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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