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지율 급락
한때 53% 찍었으나 지속 내리막길
수사 진척되면 여론 더 악화 가능성
탄핵 위기에 몰린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결국 11%까지 떨어졌다. 임기 초 52%였던 지지율은 임기 내내 잇따른 구설수로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더니 결국 '비상계엄 사태'로 수직 낙하했다.
윤 대통령은 보수 지지 세력 결집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앞으로 수사가 진척되고 혐의 입증이 시작되면 여론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13일 발표한 12월 둘째 주(10~12일)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11%로 전주와 비교해 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부정 평가는 85%로 전주에 대비 10%포인트 올랐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윤 대통령 지지율은 52%(2022년 5월 2주)로 시작했다. 당시 부정 평가는 지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7%에 불과했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공약 실천'(8%), '결단력·추진력·뚝심'(7%), '공정·정의·원칙'(6%) 등이 상위권으로 꼽혔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53%(2022년 6월 1·2주)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인사 실패, 불통·독선 논란, 거부권 행사 등으로 공정·원칙 이미지가 타격을 받았다. 이른바 '날리면' 발언 논란과 한일 굴욕 외교 등도 한몫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에 관한 긍정 평가는 11%, 부정 평가는 85%로 집계됐다. (자료=한국갤럽)
원본보기 아이콘윤 대통령은 올해 들어 대국민 소통을 늘리는 행보를 보였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 5월 기자회견 이후 한국갤럽 기준 지지율은 24%로 큰 변화가 없었고, 8월 기자회견 전후로는 27%(8월 4주)에서 23%(9월 1주)로 오히려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지난달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나와 "높은 지지도가 아니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으나, 이달 초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가 이뤄지며 수포가 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비상계엄 사태(49%)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전주(16%)와 비교해 비상계엄에 대한 부정 여론은 더욱 커졌다. '경제·민생·물가'(8%)에 대한 평가도 좋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 담화를 통해 조기 하야를 거부하고 "마지막까지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여론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갤럽이 탄핵 찬반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75%는 찬성 의견을 내놓았다. 반대 의견은 21%였다.
특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 71%가 '내란 행위'라고 답했다. 나머지 23%는 '내란 아님', 응답 거절은 6%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4번째 담화에서 야당의 탄핵 남발과 예산 감액으로 국정이 마비 상황이라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했으나, 민심은 여전히 좋지 않다. 오히려 여권 내에서도 이번 담화로 '탄핵 찬성' 여론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지지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전 대통령의 최저 국정 지지도를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29%(2021년 4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4%(2016년 11월)였다.
다만 윤 대통령의 경우 14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되면 조사가 더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한편 이번 한국갤럽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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