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돈', '성춘향' 등도 나란히
근현대기 사회·생활상 알 수 있는 자료
한국 고전영화 네 편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관리된다. 전창근 감독 '낙동강(1952)'과 김소동 감독 '돈(1958)', 김기영 감독 '하녀(1960)', 신상옥 감독 '성춘향(1961)' 등이다.
국가유산청은 한국영상자료원이 소장한 이 작품들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보존·관리해 미래 세대에 한국 영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근현대문화유산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할 방침이다.
한국 고전영화는 이미 여덟 편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관리되고 있다. 안종화 감독의 '청춘의 십자로(1934)'와 양주남 감독의 '미몽(1936)', 최인규 감독의 '자유 만세(1946)', 윤대룡 감독의 '검사와 여선생(1948)', 윤용규 감독의 '마음의 고향(1949)', 이강천 감독의 '피아골(1955)',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 이병일 감독의 '시집가는 날' 등이다. 하나같이 근현대기 사회상과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작품들도 매한가지다. '낙동강'은 한국전쟁 시기에 제작돼 사료적 가치가 높은 영화다. 대학 졸업 뒤 낙동강 유역으로 귀향한 주인공이 마을 사람들을 계몽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낙동강 전투 장면 등을 통해 전쟁을 참상을 보여준다. 국가유산청 측은 "전시상황에서도 창작 활동을 멈추지 않은 당대 문화예술인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고 했다.
'돈'은 산업화 시기 농촌의 비극적 현실을 묘사한 리얼리즘(사실주의) 영화다. 순박한 농사꾼인 주인공을 통해 당대 문제가 됐던 농촌 고리대, 사기꾼 성행 등 농촌 문제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시기의 열약한 농촌 현실을 사실적이면서도 비극적으로 묘사한다.
'하녀'는 신분 상승을 꿈꾸는 하녀를 중심으로 인간의 욕망과 억압을 표현한 한국영화사 대표작이다. 2층 단독주택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공포와 불안을 조성하며 당대 한국 사회의 긴장과 모순을 드러낸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지난 5월 발표한 '한국 영화 100선'에서 역대 최고 영화에 선정됐을 정도로 빼어난 작품성을 자랑한다.
'성춘향'은 1960년대 최고 흥행작이자 국내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 영화다. 시네마스코프란 특수 렌즈를 사용해 넓은 범위를 압축해 촬영하고, 이를 다시 확대해 와이드 스크린에 영사하는 방식을 뜻한다. 더 넓은 화면에서 생생한 색감을 구현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 측은 "화려한 색감을 통해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한국 영화 산업의 기술적 변화를 보여준다"며 "해외 영화제에 출품되는 등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 영화사적으로 의의가 높다"고 평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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